17.3조 추경안 국회 통과…경기회복 ‘단비’될까

[이데일리 김진우 안혜신 기자] 추가경정예산안이 4월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날인 7일 진통 끝에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가 지난달 18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 지 20일 만이다. 최근 10년간 5차례 국회에 제출된 추경안이 통과되기까지 평균 38일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할 때 타이밍상 늦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한국 경제가 올해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추경이 경제회복에 ‘가뭄에 단비’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재정정책이 통화정책과 함께 추진돼야 경기부양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점에서 5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전과학벨트 부지매입비 지원

이날 국회에서 통과된 추경안을 살펴보면, 정부가 편성한 세입보전용 12조원과 세출증대용 5조3000억원 등 총액 17조3000억원이 유지됐다. 다만 11개 추경 관련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조정을 거쳐 5237억4900만원이 증액되고 5239억9200만원이 감액돼 추경 총액을 맞췄다.

세부 항목별로는 중소기업 긴급안정지원 경영자금과 소상공인 자금지원금이 증액됐고, 대형병원에 지급되는 의료급여 경상보조액이 감액됐다. 개별 상임위에서 2조원 이상 증액된 심사안을 예결위에 올린 것을 감안할 때 증액요구의 4분의1 정도가 반영된 셈이다.

추경심사의 막판 쟁점이었던 대전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사업 문제는 정부가 300억원의 부지매입비를 지원하고, 신속한 추진을 노력한다는 부대조건을 다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민주당은 충청권의 주요 국책사업인 과학벨트 사업의 부지매입비를 전액 국고로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이를 추경안 부대의견에 명시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정부와 새누리당이 난색을 보여 타협점으로 일종의 ‘위로성 예산’이 편성된 것으로 보인다.

◇추경, 경기회복 불씨될까

전문가들은 추경예산안의 국회 통과로 경기회복의 불씨는 마련됐다는 평가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5조원 세출증대 만으로도 국내총생산(GDP)의 0.3~0.4%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기대가 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5조원의 세출액 만으로 충분한 경기부양 효과를 거두기는 녹록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정책에 통화정책이 따라주지 않으면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며 “아무래도 한국은행 통화정책이 같이 움직여야 효과가 크게 날 수 있다”고 말했다.

16조원 가량의 국채 발행으로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부분에 대해 장기적 대책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장기적인 여건을 마련하려는 노력은 안보였다”며 “그런 측면에서는 좀 고민을 더 해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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