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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증시 자금 대규모 이탈…환율, 장중 1388원으로 상승 확대[외환분석]

이정윤 기자I 2024.07.25 13:44:34

美경제 지표 부진·엔화 급등에 달러화 약세
달러·엔 환율 152엔대…약 석 달 만에 가치 ‘최고’
외국인 투자자 국내 증시서 7900억원대 순매도
국내 2분기 GDP ‘역성장’…원화 가치에 부담
美2분기 GDP 성장률 주시…“금리인하 기대 지속”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88원까지 오르며 상승 폭을 확대했다. 달러화 약세와 엔화 급등에도 불구하고 원화 가치는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간밤 뉴욕 증시 급락에 국내 증시도 위험선호 위축 분위기가 커지며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하며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달러화 약세·엔화 강세에도 ‘1390원 위협’

25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1시 35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83.8원, 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2.65원 오른 1386.45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0.4원 오른 1384.2원에 개장했다. 새벽 2시 마감가(1379.9원)보다는 4.3원 상승 출발했다. 개장 이후 환율은 우상향 흐름을 그리며 차츰 상승 폭을 높이고 있다. 오후 12시 4분께는 1388.2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현재는 1380원 중후반대를 등락하고 있다.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임에도 불구하고 원화는 동조하지 못하며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경제 지표 부진과 엔화 강세로 인해 달러화는 약세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12시 36분 기준 104.24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52엔대로 추가 하락하며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4월 초 이후 처음으로 152엔대로 하락한 것이다. 일본은행(BOJ)의 정례 통화정책회의가 오는 30~31일 열리는 가운데 금리 인상 전망이 거론된 게 영향을 미쳤다. 달러·위안 환율은 7.26위안대에서 거래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통화들의 흐름은 원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지만 국내 수급 상황이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간밤 뉴욕 증시 폭락에 국내 증시도 1% 이상 하락 중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68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1100억원대를 팔고 있다.

국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역성장’하면서 원화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1분기 1.3% 증가에서 역성장으로 전환됐다. 분기 GDP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2년 4분기(-0.5%) 이후 5분기만이다. 내수와 수출이 주춤한 영향이다.

국내은행 딜러는 “오늘은 글로벌 달러도 약세로 가고 있고 엔화, 위안화도 강세인데 환율이 오르는 건 우리나라의 수급 상황 때문”이라며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 외에도 다른 수급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2분기 역성장 영향에 대해선 “역성장으로 인해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강해졌다면 채권 금리가 반응했을텐데, 그보다는 환율이 더 강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美2분기 GDP 성장률 주시

우리나라 시간으로 이날 저녁 9시 반께 미국 2분기 GDP가 발표되는 만큼 외환시장의 관망세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2.0% 성장을 전망해, 1분기(1.4%)와 비교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고용 지표의 둔화에도 성장률 자체는 견조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은행 딜러는 “오늘 미국 경제 성장이 둔화세로 나온다면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예상보다 강한 성장이어도 금리 인하 기대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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