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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이탈로 시작된 의료공백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이씨처럼 불안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사례는 앞으로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직 의사를 밝힌 의대 교수들이 실제 병원을 떠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의대를 비롯한 주요 의대는 이날부터 의대 교수 개인의 선택에 따라 사직을 실행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부터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고, 제출일로부터 30일이 지났기 때문에 병원의 수리 여부와 관계 없이 효력이 발생한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주 1회 셧다운’도 가시화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오는 30일 하루 동안 응급·중증·입원 환자를 제외한 진료 분야의 진료 중단을 예고했고, 연세대 및 성균관대 의대 등 주요 학교의 교수들도 주 1회 휴진을 결정한 상황이다. 사실상 대체 인력을 구할 수 없는 집도 교수의 숫자가 줄어든다는 뜻이기 때문에 환자들의 불안감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 소식이 알려진 뒤 보호자들은 진료가 더 미뤄질 것을 우려했다. 지난 12월 유방암 수술을 받은 양혜숙씨는 “친언니가 암 말기라 마음이 많이 쓰인다”며 “나는 빨리 수술을 받아 다행이지만 3·4기인 환자는 검사가 미뤄지면 얼마나 불안하겠느냐”고 되물었다. 43개월 된 아들과 세브란스병원에 온 이선영(37)는 “당장 아들은 오늘 진료를 받지만 3월에 예정됐던 어머니 눈 수술은 무기한 연기됐다”며 “이제는 의사도 양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단체들은 교수 사직과 병원 휴진을 한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장(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은 “2달 넘게 계속된 전공의 집단 사직과 의대 교수사직으로 암환자와 그 가족들은 탈진 상태에 빠졌다”며 “상급종합병원은 주 1회 의료 중단 발표를 철회하고, 전공의는 의료 현장으로 복귀해달라”고 말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도 “(의료진은)오늘부터 발효되는 사직 효력에 의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환자 곁을 지켜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