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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대상·LX인터, '썩는 플라스틱' 합작사 설립…세계 두 번째 규모

경계영 기자I 2021.11.23 14:01:00

목재펄프로 강도 높인 새 PBAT 생산
2023년 연 7만t…글로벌 메이저 발돋움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SKC와 대상, LX인터내셔널이 땅에 묻으면 썩는 생분해 플라스틱인 PBAT(Polybutylene Adipate Terephthalate) 합작사를 세운다.

SKC(011790)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대상·LX인터내셔널과 설립하는 합작사에 기술가치 790억원을 포함해 총 104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같은날 대상(001680)은 이사회에서 400억원을, LX인터내셔널(001120)은 전날 투자심의원회에서 360억원을 각각 출자하기로 했다.

합작사 이름은 ‘에코밴스’(가칭)이며 2023년 상업화를 목표로 국내에 연간 생산량 7만톤(t) 규모의 생산시설을 만든다. 이는 세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들 3사가 이번에 생산하는 PBAT는 땅속에서 100% 분해되는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PBAT의 단점으로 꼽히던 강도를 보완했다. 찢어지지 않도록 나무에서 추출한 나노셀룰로스를 보강재로 활용해 강도를 일반 플라스틱 수준으로 높였다. SKC가 지난해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도입한 기술이다.

SKC의 고강도 PBAT 소재와 고강도 PBAT소재로 만든 생분해 제품. (사진=SKC)
강도를 높인 PBAT는 빨대, 비닐봉투, 농업용 멀칭 필름 등 일회용품 난분해성 플라스틱의 대체 소재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SKC는 고객사 20여곳과 테스트 및 상업 적용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함양농협·일신화학과 농업용 생분해 멀칭 필름 시범 사업도 하고 있다.

합작사에서 SKC는 고강도 PBAT 양산 기술과 운영 노하우, 연구개발 역량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대상은 발효 역량과 경험을 활용해 PBAT 주요 원료인 부탄디올(BDO)을 바이오매스 유래 원료로 공급해 친환경성을 높이고 LX인터내셔널은 해외 마케팅 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제품 판로를 지원한다.

최근 생분해 소재 시장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규제 강화, 폐플라스틱 문제 등으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 시장조사기관은 세계 PBAT 시장 규모가 지난해 25만t에서 2025년 50만t으로 두 배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SKC는 잠재 수요가 200만t을 웃돌 것이라고 추정했다.

아울러 SKC는 고강도 PBAT를 중심으로 친환경 소재 사업을 확장한다. 플라스틱에 돌가루(석회석)를 혼합해 만든 라이멕스(LIMEX)에 고강도 PBAT를 더한다. 이와 관련 지난 9월 일본 TBM과 합작사를 세우고 2023년 양산을 목표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SKC 관계자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3사가 연대해 강점을 공유하고 공존과 공생의 가치를 높이기로 했다”며 “SKC는 친환경 생분해 소재 사업을 강화하고 폐플라스틱을 자원으로 되돌리는 열분해유 사업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플라스틱 이슈 해결에 기여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려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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