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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일본이 무료로 3차 접종(부스터샷)을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들이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해 올 9월 부스터샷을 시작할 계획을 밝힌 가운데 일본도 동참하면서 백신 부익부 빈익빈 심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내년 2월 말까지인 코로나19 백신 접종기간을 연장해 3차 접종도 무료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백신 접종 사업을 지휘하는 고노 다로 행정개혁 담당상은 전날 의료종사자 등이 2차 접종을 마치고 8개월 뒤 부스터샷을 맞는 방안을 준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보건 정책을 담당하는 후생노동성의 한 간부도 “(부스터샷) 필요성을 검토하지만 결론을 기다리면 뒷북만 칠 것”이라며 “할 것인지 하지 않을 것인지 검토, 접종 체제 검토, 조달 협상을 동시에 추진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모더나와 내년분 백신 추가 계약을 체결했고 화이자와도 조만간 합의하는 방향으로 3차 접종분량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1차 접종 때와 마찬가지로 의료종사자와 고령자를 우선하는 방안이 유력하지만 아직 결정되진 않았다.
2차 접종을 마친 이들에게 8개월 뒤 3차 접종을 실시할 경우, 일부는 연내에 접종 대상이 된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추가로 확보하려는 백신 계약은 내년분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부스터샷 접종은 내년 초에 실시될 전망이다.
추가 접종 대상 범위를 정하는 것도 과제다. 미국은 성인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영국은 50대 이상을 3차 접종 대상으로 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전원에게 (부스터샷이) 필요한지는 아직 모른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감염증 전문가 기노시타 다카히로 의사는 마이니치에 “백신 효과가 더이상 나타나지 않는 사람부터 추가로 접종할 수 있다”며 “특정 연령층이나 기초질환 유무 등에서 항체 저하 위험이 높다면 대상을 좁혀 추가접종하는 전략이 합리적”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주요국들이 부스터샷을 시작하면서 백신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은 올 9월부터 부스터샷 접종을 준비 중이다. 특히 미국은 3억명 넘는 성인 인구 전체를 부스터샷 대상으로 하고 있어, 전 세계적인 백신 품귀현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까지 접종된 백신 물량의 75%는 부유한 10개 국가에 집중된 반면, 저소득 국가는 인구의 2%밖에 접종하지 못한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국의 부스터샷 결정에 “구명조끼가 하나도 없는 이들을 익사하게 놔두면서 이미 구명조끼가 있는 이들에게 또 나눠주려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