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F 2020]정석 교수 "국토균형발전, 개발시대 질환 고쳐줄 것"

김나경 기자I 2020.06.11 12:26:52

“수도권 신도시 대신 기존 도시 원도심 살려야”
“기득권 버리고 지방에 권한줘야 균형발전 가능”

[이데일리 김나경 인턴기자 “과거 수도권집중이 개발시대 성과를 냈지만 이제는 유전자 깊숙하게 각인된 질환을 고쳐야 국민이 행복한 나라, 지속 가능한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정석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1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인구쇼크와 한국사회 대전환’ 특별세션에서 국토 균형발전 필요성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정석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가 11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이데일리 전략포럼 ‘인규쇼크와 한국사회 대전환’ 특별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그는 “수도권과 지역은 연결돼 있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토를 한 몸으로 보고 권한을 분산하면 답을 찾을 수 있다”며 “국토 균형발전은 우리나라를 구하는 약이다. 개발시대 후유증을 극복하고 국가의 정책과 철학, 국민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현 서울연구원) 재직시 북촌 한옥마을과 인사동 보전, 도시경관 프로젝트 등을 주도한 바 있는 정 교수는 ‘수도권 집중이 국가경쟁력을 키웠는데 국토 균형발전이 필요한 이유’를 묻는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의 질문에 대해 “내가 태어나고 부모님이 살아온 역사와 문화가 있는 마을이 다 죽어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과 정부뿐 아니라 국민들이 나라를 살린다는 마음으로 지방을 살려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 정부의 국토 균형발전 정책, 특히 수도권 3기 신도시 건설에 대해서는 “수도권과 지역의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촛불 정부임에도 이런 정책을 하는 이유는 문제를 따로 떼어놓고 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주택 문제에 대해 공급 부족의 시각으로만 접근하기 때문에 신도시를 건설, 오히려 문제를 키운고 있다는 비판이다.

그러면서 “정책결정자들과 국회 구성원들도 결국 기득권이고 다들 수도권에 자기 집을 보유하고 있다”며 “국가가 이대로 가는 게 괜찮은지 각성하고 국민들도 함께 정부를 설득하고 압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인 정책 방향으로는 신도시 건설이나 혁신도시보다 ‘지방 원도심 살리기’를 제시했다. 정 교수는 “인구가 늘지 않을 때 새로운 도시 개발은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며 “혁신도시 시즌2를 할 경우 기존도시 원도심에 사람이 모이도록 ‘고쳐서 다시 활용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존도시의 원도심이 살아나면 대기업뿐 아니라 지방 자영업자까지 사업거리를 나눠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정 교수는 이어 스페인 빌바오, 독일의 뒤스부르크의 사레를 거론, 우리나라 또한 국가 재원을 배분해서 각 도시의 특성에 맞는 도시 재생을 이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방을 살리는 일은 지방에 권한을 주는 것에서 시작한다”며 “병을 고칠 때에도 환자가 병을 알고 고치는 것처럼 지방 정부와 주민들이 주체가 돼 문제를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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