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카바이러스 확산을 ‘국제 보건 비상사태’로 선언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지카바이러스 의심 환자 5명이 발생했다. 아직 양성 확진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방역당국은 감염 매개체로 알려진 흰줄 숲모기 전수조사, 중남미 입항 소독 조치 등 검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장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지카바이러스 대응 조치 관련 브리핑에서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매개체로 알려진 흰줄 숲모기 관련해 전국 모기 분포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아직까지 채집된 국내 모기 중 지카바이러스 검출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남미 등 해외 지역에서 지카바이러스 유행이 확산되면서 국내에서도 종합 방역조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카바이러스 매개체로 알려진 모기에 대한 전국 분포 조사에 나선다. 현재 바이러스 옮기는 것으로 알려진 이집트 숲 모기는 현재 국내에 서식하지 않고 있다. 다만 흰줄숲모기의 경우 일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영미 국립보건연구원 면역병리센터장은 “모기매개체 감시사업을 통해서 국내에서 채집된 모기들 중 2~3% 정도가 흰줄숲모기로 확인됐다”며 “올해 전국적인 모기 분포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현재는 모기가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4월까지는 전파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5월 이후 여름철 모기 활동시기에는 국내 전파가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이어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흰줄숲모기의 경우에는 서식처가 제한되어 있고, 전체 모기 중에서 차지하는 개체밀도도 낮은 편”이라며 “아직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전파될 가능성도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미 지역 입항 항공기 등에서 매개모기 발견시 소독조치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검역 구역 내 모기 방제도 실시한다. 만약 지카바이러스 위험국 입국자가 발열 등 의심증상 있는 경우 역학조사 후 필요시 검체 채취 및 검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질병관리본부에 보고된 지카바이러스 관련 의심사례는 총 5건이다. 이 중 3건은 음성으로 판정됐으며 2건에 대해서는 검사가 진행중이다.
권준욱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5월 이후에 모기활동이 시작되고 모니터링 결과 모기 밀도가 증가할 경우에는 지카바이러스 관련해 사람-모기간 국내 2차 전파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될 경우 주의 단계로 위기수준을 격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