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제공] 그의 결혼식은 또래 '직장동료'에 비해 단출했다.
결혼식장인 호텔 로비까지 화환이 즐비하게 늘어서고, 검은 양복을 입은 '어깨'들이 줄지어 서 90도 깍듯하게 인사하는 게 동료의 결혼식 풍경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1일 인천의 한 장례식장 앞에서 폭력조직 간의 유혈 난투극이 벌어지고, 경찰이 조폭과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결혼식도 썰렁해졌다.
지난 2일 오후 전북 전주의 한 호텔에서 폭력조직 월드컵파의 조직원 A씨(40)의 결혼식이 열렸다.
월드컵파는 조직원 47명, 추종세력까지 합하면 60여명에 달하는 전주의 최대 폭력조직. 조폭과의 전쟁 선언 이후 전북지역에서 벌어진 가장 큰 조폭의 행사라 경찰의 관심도 남달랐다.
전북경찰청은 광역수사대와 전주, 군산, 익산, 남원의 조폭 담당 형사 50명을 현장에 급파해 동영상 촬영 등 체증작업에 나섰다.
경찰의 주요 관심사는 조폭의 트레이드 마크인 굴신경례(몸을 90도로 접어 하는 인사) 등 위화감을 조성하는 행위를 적발하는 것이었다.
이미 경찰은 각 폭력조직에 경고했고, 이를 의식한 듯 조폭들도 몸을 30도만 숙여 인사하는 등 굴신경례는 없었다.
간간이 돈봉투를 한 뭉치씩 들고 오는 다른 폭력조직 소속 조폭도 있었다. 축의금만 전하고 식장을 찾지 않은 조폭이 그만큼 많았다는 것이다.
또 화환은 30여 개에 불과했고, 국제청소년범죄예방교육원 중앙연수원장 김태촌씨와 월드컵파 두목이 보낸 화환이 유독 눈에 띄었다.
식장에서 조폭 두 명이 나눈 대화는 이날 결혼식을 압축하는 듯 했다.
"무슨 짭새가 이리 많냐?""인천 일 때문에 그러잖아. 쟤(신랑)는 결혼식으로 한몫 잡으려고 했는데 안된 거지 뭐."
조폭들은 결혼식장까지 찾아와 감시하는 경찰이 달가울 리가 없었다.
"(조폭 결혼식이) 원래 이렇게 조용해요. 공무원들이 시끄럽게 해서 그렇지.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았고 또 중간에 많이 가버렸어요. 양가가 정한 결혼식 날짜라 미룰 수가 없었다고 하는데 저 친구 결혼식 복이 이만큼인 거죠"
한 조폭은 경찰에 대한 불만과 신랑에 대한 안타까움을 섞어 이같이 말했다.
전주완산경찰서 조폭담당 김호태 강력5팀장은 "각 파 두목, 부두목에게 위화감을 조성하면 체증해서 경범죄 처벌법 24조(불안감 조성)로 현장에서 입건하겠다고 엄중 경고했다"며 "그래서 화환도 없고, 타지역에서 온 조폭도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전북경찰청은 오는 5일 전주시내 모 결혼식장에서 열리는 전주오거리파 조직원의 결혼식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장관까지 나선 '삼성 총파업'…韓 노사관계 골든타임[노동TALK]](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5/PS26051600079t.jpg)

![[그해 오늘] 성실했던 우리 선생님이… 살해범이 된 日남성](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5/PS26051600001t.jpg)

!['광주 고교생 살해', '묻지마' 아닌 계획범죄였다[사사건건]](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5/PS26051600106t.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