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S 측은 25일 “현실적으로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상장을 잠정 중단하는 방안을 포함해 모든 대안을 열어놓고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자회사 상장을 통해 투자금 확보를 추진 중인 다른 기업들의 자금 조달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에식스솔루션즈는 LS가 2008년 인수한 미 전선업체 슈페리어 에식스의 전기차 모터·변압기용 특수 권선 분야를 떼내 설립된 기업이다. 테슬라와 토요타에도 공급하는 해당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으로, LS는 올 상반기 상장을 통해 약 5000억 원의 설비 투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북미 전력망 교체 수요를 소화하려면 수조 원 단위 설비 투자가 필수적인데 지주사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의 속도전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상장 추진의 명분이었다.
●반면 LS 주주들은 “슈페리어 에식스의 성장성을 보고 LS 주식을 샀는데 이를 따로 상장시키면 주주 가치가 훼손된다”며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불승인을 요구해왔다. 이에 대해 LS 측은 “중장기적으로는 기업 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는 경영상 판단”이라며 ’모회사 주주 우선 배정‘ 카드까지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사안에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의원들과의 오찬에서 ’아직도 이런 사례가 있느냐‘며 LS 사례를 직접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살찐 암소라 해서 비싸게 샀는데 송아지를 낳았더니 그 주인은 다른 사람이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중복 상장 관행을 비판해 왔다.
●LS는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이 ’세계 1위 미국 자회사를 국내 증시에 소개하는 재상장‘인 만큼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국내 사업부를 쪼개 만든 회사가 아닌, 1조 원을 들여 해외 기업을 인수해 키워낸 사례라는 점에서 기존의 ’쪼개기 상장‘과는 결이 다르다는 항변이다. 그러나 대통령까지 나선 상황에서 기존 방안대로 IPO를 추진하기는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이다.
●LS그룹은 에식스솔루션즈 외에도 LS MnM, LS전선 등 비상장 알짜 계열사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전기차 공장 확산에 따른 전력 인프라 수요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곳들이다. LS는 상장을 통해 조 단위 투자금을 확보하여 선제적 투자에 나설 계획이었다.
●유사한 논란에 직면한 다른 그룹들 역시 비상이 걸렸다. HD현대의 자회사 HD현대로보틱스와 SK㈜가 보유한 SK에코플랜트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기업은 고금리와 경기 불황으로 회사채 발행 등 외부 차입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IPO를 핵심 대안으로 고려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정부가 지주사 체제를 권장하면서 많은 지주사가 비상장 알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인데 무조건 상장을 막으면 장기 성장도 저해될 수 있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