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다. 왜곡하고 계신 것이다. 하나도 동의하지 않는다. 의원님이 얘기하는 것은 다 틀렸다.”
31일로 이틀째를 맞은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 현안질의에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덕수 국무총리 간 감정어린 설전이 이어졌다. 기 의원은 홍범도함 개명과 해병대 채상병 수사 은폐 의혹을 제기했고 한 총리는 정면으로 반박하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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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의원은 한 총리를 부르며 “국방부 장관이 없는 차원에서는 총리가 책임있는 대답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홍범도함 개명에 대한 이유와 배경을 묻기 위한 목적이었다.
한 총리는 “그러면 도망은 아니라고 이해한 것이냐?”라고 응수했고 기 의원은 “정치적 표현이고, 예정된 종합정책질의를 뒤로하고 출장 간 것은 국민이 보기에 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 총리는 “국무위원에 대한 모욕”이라고 다시 맞받았다.
평정을 찾은 두 사람은 홍범도함 개명에 대한 질의와 응답을 이어갔다.
기 의원은 “잠수함 등 군함의 개명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 예외가 있다면 이리함을 익산함으로 고친 것 정도”라면서 “나라가 망했거나, 히틀러 같은 독재자가 마음대로 명칭을 개명한 것 외에는 없다”고 말했다.
기 의원은 지난 7월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다 숨진 채 상병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다. 그는 “수사관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는데, 결국 한 사람을 생매장해서 정의를 묻어보리려고 하는 구나, 청와대 지휘와 감시를 받는구나라고 한다”며 “왜 그런 일을 하나”라고 물었다.
한 총리는 “수사심의위원회 4명이 얘기한대로 따르지 않았다고 은폐라고 하는 것은 의원님의 희망”이라면서 “실제로 주장하는 근거가 어디 있어 정부가 은폐한다고 단정 짓는가?”라고 물었다.
기 의원이 수사 과정과 사단장의 귀책사유를 나열하면서 얘기하자 한 총리가 끼어들었다. 그는 “의원님의 주장을 할 뿐, 저는 하나도 동의하지 않는다, 의원님이 얘기하는 게 다 틀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 의원이 “국기문란 사건이다”라며 반응하자, 한 총리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또다시 그는 “아니다,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도 동의하지 않는다. 일방적인 해석이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두 사람의 설전은 기 의원의 마이크가 시간초과로 꺼진 이후에도 계속됐다. 한 총리는 “철저한 의원님의 개인 의견이다. 의원님은 일방적인 주장만 한다. 완전히 틀렸다”라고 큰 소리를 냈다. 이를 보고 있던 한 의원이 “두 사람 싸우러 왔냐?”라고 물을 때 즈음 되어서야 회의장 안은 다시 차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