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정보 팔아 돈 벌어" 美SEC 경고에 로빈후드 7% 폭락

김보겸 기자I 2021.08.31 13:55:50

겐슬러 SEC 위원장 "로빈후드 오더플로 금지할수도"
고객 거래내역 모아 대형 증권사에 팔아 돈 버는 구조

블라드 테네브 로빈후드 CEO가 지난달 29일 미 나스닥 상장일에 월스트리트를 걷고 있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수수료 무료를 앞세워 미국 청년 개미들의 성지가 된 무료 주식거래 앱 로빈후드 주가가 7% 가까이 떨어졌다. 규제당국이 고객들의 거래 정보를 증권사에 넘겨 돈을 버는 로빈후드의 수익 구조 방식을 금지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서 로빈후드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89% 떨어진 43.64달러로 마감했다.

로빈후드 주가가 30일(현지시간) 겐슬러 SEC 위원장 발언 후 7% 가까이 폭락했다(사진=CNBC)


이날 주가 하락은 로빈후드 주된 수입원인 ‘오더 플로(Order Flow)’가 가로막힐 가능성이 제기된 영향으로 보인다. 오더 플로는 소형 증권사가 고객들의 매도나 매수 주문을 묶어 대형 증권사에 넘겨주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SEC에 따르면 1분기 로빈후드는 오더 플로 방식으로 3억3100만달러를 벌었다. 이는 1분기 전체 매출의 80%에 달하는 규모다. 고객들이 주식 거래를 자주 할 수록 로빈후드가 돈을 많이 버는 구조다.

개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이날 배런스에 “소형 증권사들과 단타매매 업체들에 수십억 달러 이익을 가져다 주는 오더 플로가 완전히 금지될 수 있다”며 오더 플로에 따른 수수료 지급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겐슬러 위원장은 오더 플로가 “태생적으로 이익충돌을 내포한다”고 꼬집었다. 로빈후드로부터 고객 거래 내역을 전달받은 대형 증권사들이 이에 대해 반대 매매를 해서 이득을 챙기는 등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많다는 설명이다.

로빈후드 측은 이러한 수익 기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제이슨 워닉 로빈후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초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며 “오더 플로는 기존의 낡은 수수료 구조보다 고객들에게 더 좋은 거래”라며 “투자자들은 수수료에 신경 쓰지 않고 적은 돈도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나스닥에 상장한 로빈후드의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상장 첫날 공모가에서 8% 하락 마감하며 호된 신고식을 치른 데 이어 이달 초에는 50% 폭등하기도 했다. 8월 들어 로빈후드 주가는 24%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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