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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델타항공, 한진칼 투자 환영…이면합의 있다면 법 위반"

전재욱 기자I 2019.06.21 15:09:24

델타항공 전날 한진칼 지분 4.3% 취득 공시
KCGI 환영 입장이지만…백기사라면 회사 원칙 위배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행동주의 헤지펀드운용사 KCGI는 21일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철학을 공유하는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인정해 한진칼(180640)에 투자를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미국 델타항공은 전날 자사 홈페이지에서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했고, 규제당국 허가가 나오는 대로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KCGI는 이날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투자 결정에 대한 KCGI의 입장’ 보도자료에서 “세계 1위 항공사의 투자 참여로 한진그룹 가치가 더욱 증진될 것”이라며 이같이 입장을 냈다.

KCGI는 “델타항공에 한진그룹이 글로벌 항공사 대비 높은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경영투명성을 글로벌 기준에 맞게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감시와 견제 역할을 동료 주주로서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KCGI는 “그동안 추구해온 감시와 견제 역할에 따라 한진칼의 기업가치는 한 단계 높아졌다”면서도 “한진그룹은 아직 전문경영인 체제가 확립되지 않았고, 총수 일가의 후진적이고 불법적인 관행들이 만연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한항공(003490) 및 그룹 계열회사에는 오너 일가의 갑질과 독단적 의사결정 잔재와 비효율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고 조양호 회장의 사후에 안타깝게도 그 문제들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델타항공에 비해 과도하게 짧은 항공기 감가상각 기간, 총수 일가가 여러 계열사의 임원직을 겸직하며 계열회사로부터 과도한 급여와 퇴직금을 받아가는 문제, 유휴자산과 비수익자산으로 인한 높은 수준의 부채비율과 수익성 저하 문제 등 해결할 많은 과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KCGI는 “우려되는 점은 델타항공이 경영권 분쟁 백기사로서 한진칼 지분을 취득한 것이라는 항간의 소문”이라며 “세계 1위 항공사 델타항공의 한진칼 투자 결정이 단지 총수일가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이라면 델타항공이 그동안 쌓은 명예와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진그룹의 총수일가 중 일부는 밀수, 탈세 등 다양한 불법적인 행위로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거나 재판 진행 중”이라며 “델타항공이 KCGI와 함께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불법이나 편법 행위에 대해 세계 수준의 컴플라이언스를 적용하는 데 공조하기를 희망한다”고 요구했다.

KCGI는 “만약 델타항공이 한진그룹 측과 별도 이면 합의에 따라 한진칼 주식을 취득한 것이라면 대한민국 공정거래법, 자본시장법 등 법률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델타항공이 대한민국 법령을 철저하게 준수해 위법사항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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