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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국감]국토부 ‘단기 일자리’ 1만 4000개 석달내 급조

박민 기자I 2018.10.17 11:03:38

민경욱 의원,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자료 분석
청와대·기재부 동시 압박에 국토부 일자리 급조
“체험형 청년 인턴 대폭 늘려 실업률 통계 왜곡”

[이데일리 박민 기자]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에 ‘단기(短期) 일자리 확대’ 압박에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이 이달부터 연말까지 약 1만 4000명 규모의 단기 인력을 채용할 계획으로 확인됐다. 작년 한해 동안 단기 일자리 규모는 1만 4416명이었는데 이에 육박하는 수준을 불과 3개월 만에 급조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토부 산하 23곳의 공공기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한국도로공사·한국철도공사 등 공공기관 23곳은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고용할 ‘단기 일자리’와 ‘청년 체험형 인턴’은 총 1만 3971명이다.

이는 이들 공공기관의 올해 총 채용 계획인 2만 2464명의 62%에 달하는 수준이며 작년 한해 단기 일자리 실적(1만 4416명)과도 맞먹는다. 기관별로는 LH가 5742개로 가장 많다. 이어 한국철도공사 2219개, 한국도로공사 2203개, 인천국제공항공사 1028개 순이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9월 14일부터 9월 18일까지 ‘BH 요청’이라며 각 공공기관의 단기 일자리 현황을 파악했고, 청와대에 1차 보고를 마쳤다. 그러나 청와대에서 당초 조사된 단기 일자리 채용 계획의 보완을 지시해 기재부가 공공기관에 추가 요청에 나섰다.

기재부의 계속되는 요청에 각 공공기관은 1만 9751명의 채용실적을 제출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채용 규모인 1만 1258명을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채용하겠다고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급조된 일자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단기 일자리 확대 계획으로 ‘체험형 청년 인턴’ 제도도 활용했다. 기재부는 지난 달 17일 ‘체험형 청년 인턴 채용 협의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고, 다음 날인 18일부터 ‘체험형 인턴 채용 계획 및 실적’을 조사했다.

이에 23개 공공기관은 1210명 규모의 채용계획을 보고했지만 기재부는 저조한 실적으로 보고 이달 4일 재차 ‘체험형 인턴 추가 채용 규모’를 조사했다. 이 공문에는 체험형 인턴 채용 확대 실적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계량·비계량 항목 점수에 모두 반영하고, 인턴 채용 실적에 대해 별도 시상 등을 검토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처럼 계속되는 정부와 기재부 압력에 공공기관은 당초 체험형 인턴을 1210명에서 2배 이상 확대된 2713명으로 다시 늘렸다. 코레일은 당초 500명에서 1000명으로 체험형 인턴을 2배 늘렸으며, 한국국토정보공사(LX)는 채용계획이 없었으나 583명으로 대폭 늘렸다. 주택도시보증공사도 당초 0명에서 109명으로 확대했다.

인턴은 체험형이든 채용형이든 모두 근무 기간에는 취업자로 분류돼 청년 실업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청년(15∼29세) 실업률은 9.4%였다. 3분기만 보면 외환 위기 시절인 1999년 10.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민 의원은 “이번에 단기 일자리 규모가 확인된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은 전체 공공기관 361곳 중 23곳에 불과하다”며 “연말까지 석 달간 정부 전체 공공기관에서 10만명 이상이 단기 채용돼 취업자 수와 실업률 통계를 왜곡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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