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솔직히 예상만큼은 잘 안 되네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1호 합성 상장지수펀드(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지도 벌써 두달. 포화된 ETF시장에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했지만 기대만 못하다는 게 중론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킨덱스(KINDEX)합성-미국리츠부동산’은 4만7195원에 거래됐다. 또 ‘킨덱스(KINDEX)합성-선진국하이일드채권’은 10만905원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거래량. 이날 ‘킨덱스 합성 미국리츠부동산’과 ‘킨덱스 합성 선진국하일드채권’은 각각 19건과 10건만 거래됐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38개 ETF 중 각각 112등, 117등이다. 뒤에서 세는 것이 더 빠른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타이거(TIGER)합성-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US리츠 ETF’를 상장했다.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 등에 상장한 126개 부동산 투자전문펀드가 편입된 MSCI US리츠 지수를 추종한다. 시초가 1만원에서 0.5% 하락한 9940원을 기록했고 거래량은 총189건이었다.
당초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하이일드채권 합성ETF도 상장신청했지만 심사과정에서 기한연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자산운용 역시 헬스케어합성ETF와 MSCI선진국지수 합성ETF 상장을 준비하다 헬스케어ETF만 신청서를 낸 상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출시 전 기대와 달리 거래가 부진한 만큼, 빨리 들어오기 보다 일단 제품 보완과 시기 조절에 신경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합성ETF 도입 단계인 만큼, 투자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빚어진 한계라고 평가한다. ETF를 단기로 투자하던 상황에 익숙한 만큼, 장기 투자가 필요한 합성ETF에 빨리 유입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구조적인 문제점도 제기된다. 해외 추종지수와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시간이 일치하지 않아 장중 변동성을 예측하기 힘들다.
세금 측면에서도 국내 합성ETF에 투자하는 것이 해외증시에 상장된 ETF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유리할 것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합성 ETF는 이자 소득에 대해는 15.4%(소득세14%와 주민세 1.4%)의 세금이 부과된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에 소득 수준에 따라 최대 41.8%의 세율을 적용 받을 수 있다. 반면 해외증시에 상장된 ETF에 투자하면 양도소득세 22%만 내면 된다.
윤종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분리과세되는 해외ETF 직접투자와 달리 합성ETF는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포함되기 때문에 고액자산가들의 투자가 소극적일 수 있다”며 “합성ETF 활성화를 위해 한시적 분리과세나 자본이득세(양도소득세) 도입도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