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 발간한 생존자 이선민씨
트위터 통해 이태원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에 애도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라고 꼭 말하고 싶다”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생존자가 이태원 참사를 두고 “전쟁터가 아닌 일상에서 이토록 많은 사람이 한번에 죽는다는 게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밤”이라며 “대한민국은 온 국민이 오징어 게임을 실사판으로 함께 하는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 삼풍백화점.(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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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만언니’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작가 이선민(46) 씨는 30일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154명이 사망하고 132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대규모 참사가 벌어진 데 대해 참사 생존자로서 서면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힌 것이다. 이씨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생존자로서 겪은 후유증에 대한 글을 묶어 지난해 ‘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 (자료=이선민 작가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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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경제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별다른 이유없이 사람이 죽어나간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멀쩡한 아이들이 수학여행 가다가 혹은 친구들과 축제를 즐기려다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온다”며 “이에 대해 종일 머리를 굴리고 굴려도 도무지 납득이 안 된다. 어째서? 왜? 또? 라는 물음만 떠오를 뿐”이라고도 했다.
그는 자신이 이전에 했던 인터뷰를 언급하며 “(대한민국은) 위험천만한 생존게임을 매일 반복하며 ‘나와 내 가족은 안 죽을 거야’ 막연하게 생각한다. 참사는 사람을 가려오지 않는다. 이번에 ‘운 좋게’ 당신이 아니었을 뿐이다”라고 일갈했다.
이어 “이 상황에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어떤 말이라고 위로가 되겠느냐. (중략) 하지만 이 말만은 하고 싶다.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마지막으로 “불시에 명을 달리한 분들의 죽음에, 또 가족을 잃은 그 비통함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하며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