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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관광공사는 내달 1일 중국 최대 여행기업 트립닷컴그룹의 중국 브랜드 ‘씨트립’과 공동으로 한국 관광상품 판촉에 나선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한한령을 통해 △온라인 관광상품 판매금지 △전세기 및 크루즈 관광금지 △롯데계열사 이용금지 △대규모광고 및 온라인 판매제한 등을 금지하는 4불(不) 정책을 유지해 왔다.
중국 전역으로 한국 관광상품을 공식 판매하는 건 2017년 한한령 이후 처음이다. 중국 인터넷 여행 사이트에서도 한국 여행 관련 상품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국내 언론보도가 시작되면 홈페이지에서 상품을 내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여행 상품 판매는 우리나라 공사가 추진한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 1월에는 중국 선양 소재 회사 이융탕(溢涌堂)그룹 직원 5000여명이 회사의 포상 관광여행으로 한국을 방문해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왔었다. 같은 달 중국 화둥 지역 등에서 출발하는 수학여행 단체 관광객 3500여명을 유치하기도 했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중국 관광객의 국내 유입이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특히 중국 베이징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다시금 확산하고 있어 제 2의 대확산 우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1일 중국 베이징 신파디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한 뒤로 신규 환자가 쏟아지고 있다.
면세업계는 한한령 해제 소식을 반기면서도 당장 업황이 회복되기는 어렵단 설명이다. 또 중국, 우리나라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이어갔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사실상 해외여행이 어려운 상황이라 당장 실적 개선은 무리”라면서 “그래도 면세점 오랜만에 접하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한한령 해제는 업계에서 항상 바라던 호재 중 하나”라면서도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중국 정부가 언제든 입장을 바꿀 수 있다”라고 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 또한 “개인이나 단체 관광이 허용되더라도 2주의 자가 격리 기간을 지키는 것은 어렵지 않겠냐”며 “다만 중국도 코로나19로 여행 수요가 억눌린 상황이고 우리나라가 비교적 안전하기 때문에 중국내 코로나19가 진정되면 여행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장품 업계도 한한령 해제를 예단할 수 없단 입장이다. 한 대형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양국 정상이 한한령 해제를 공식 선언하지도 않은데다 코로나19로 중국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실효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짚었다.
당장 체감하긴 어렵더라도 향후 산업 전망으로 봤을 때는 지금이라도 한한령이 풀리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과거 K-뷰티가 한창 성장할 때는 품질에 앞서 연예인들의 중국 활동을 통한 K-컬쳐 붐의 수혜가 컸다”면서 “한한령 해제로 한류가 다시금 붐을 타게 되면 향후 제조업자 개발생산(ODM)사들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