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17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관세 부과는) 애플의 경쟁력을 훼손하고 세계 경쟁상대를 유리하게 만든다”는 내용의 서한을 제출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산 제품 3000억달러 규모에 관세 25%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관세 대상 항목에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 애플의 주력 상품군이 다수 포함돼 있다. 제품 생산을 대만 폭스콘, 페가트론 등에 위착하고 있는데 애플은 전 제품의 90% 가량을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 유럽 등 전세계에 수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만약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으로 판매되는 애플의 아이폰, 맥북 등 역시 관세 대상이 된다.
이 때문에 애플은 주요 공급업체의 생산기지를 15~30% 중국 밖으로 이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공장 건설, 그에 필요한 인력 고용 등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반면 삼성에 이어 세계 시장 스마트폰 점유율 2위를 차지하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1% 미만으로 매우 낮다. 애플이 성명서에서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중국업체는 미국시장에서는 점유율이 낮아, 관세에 대한 영향을 받지 않는다”라고 말한 까닭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폰, 맥 북 등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애플은 큰 타격을 입는 반면 애플과 경쟁하는 주요 스마트폰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큰 수혜자는 바로 삼성전자이다.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미국 스마트폰 시장의 점유율은 애플이 54.47%, 삼성이 24.04%, LG가 6.58%, 모토롤라가 3.72%, 구글 2.41%였다. 앞서 삼성은 지난해 중국 톈진(天津) 공장의 스마트폰 생산법인(TSTC)를 정리한 바 있다.
애플은 미국이 2018년 9월 대중 관세를 발동시켰을 때도 의견서를 제출해 당시 원안에 포함돼 있던 ‘애플워치’를 제외하는 데 성공했다. USTR는 7월 상반기 의견을 취합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종 관세 부과 항목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