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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을 전후로 비트코인(암호화 화폐) 실물거래 시장이 열린다. 그동안 일부 점포에서 실험적으로 해왔다면 이번엔 최대 620여개 상점에서 결제시스템을 갖춰 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11일 가상화폐거래소인 HTS코인과 강남터미널지하쇼핑몰(고투몰)에 따르면 오는 25일께 고투몰에서 비트코인으로 첫 결제가 이뤄질 예정이다. 고투몰은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지하 200번지에 있는 지하상가로 총 길이 880m, 총면적 3만1566㎡(약 9548평)에 620개 상점이 모여있다.
고투몰 관계자는 “이달 중순까지 입점 상인들을 대상으로 시험 테스트를 하고 성탄절 전후에 본격적인 비트코인 결제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결제 수단을 다양화해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을 통한 매출 확대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결제는 기존 현금, 카드결제시스템에 비트코인을 추가한 것으로 상품에 바코드 대신 QR코드(격자무늬 2차원 코드)를 부착, 고객이 휴대폰으로 해당 상품의 QR코드를 인식하면 자동결제된다. 고객의 비트코인은 HTS코인거래소에 전송되고 거래소를 통해 점주들의 수익이 실현되는 방식이다.
HTS코인 관계자는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하면 블록생성 시간이 길어 등락에 영향을 받지만 거래소 시스템을 이용하면 체결속도가 0.03초 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손실 폭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이 투기 수단이나 뜬구름 잡는 어떤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도 충분히 쓸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투몰은 비트코인 결제를 시작으로 온라인 쇼핑몰 결제시스템을 갖추고 향후 기존 상품권처럼 사용할 수 있는 가상화폐 ‘고투캐시’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시도는 간편결제를 유도해 쇼핑 관광을 촉진하고 블록체인 결제 플랫폼 인프라를 넓혀 4차 산업에 대비하는 동시에 신규 사업 아이템 발굴과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것이라고 업계는 설명했다.
HTS코인 거래소는 고투몰 뿐만 아니라 롯데, 신세계 등 대형유통업체와도 접촉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HTS코인 관계자는 “수많은 제휴 제안이 들어오고 있고 현재 대형 유통회사들과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형유통업체들은 당장 비트코인이 공식 화폐가 아닌데다 순간 급등락하는 등 변동성이나 불확실성이 커 꺼리는 분위기다.
대형유통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이 공식 화폐로 인정돼야 이후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것 같다. 아직은 비트코인 자체가 변동성이나 불확실성이 크다”며 “마케팅 차원에서 시도는 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전혀 도입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품권처럼 범용성이 있고 기존 결제시스템과 호환이 되면 도입을 시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