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수술, 막연한 두려움으로 병 키우지 말아야

이순용 기자I 2016.06.17 16:35:09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평생 농사를 지어온 60대 여성 이 모씨는 평소 무릎통증을 달고 살았다. 그러다 1년 사이 걷거나 계단 오르내리는 것이 힘들어졌다. 관절전문병원에 가볼까도 했지만 같은 증상으로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동네 주민 얘기를 듣고 나니 자신도 수술을 받게 될까 두렵기도 하고 수술비 부담으로 치료받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국내 노인 인구의 80%정도가 앓고 있는 퇴행성 관절염은 고령화 및 비만 인구 증가로 인해 발생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환자들이 통증이 발생한 후 수년이 지나 보행에 지장이 있을 정도가 돼야 병원을 찾는다. 이유는 인공관절수술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Q 같은 관절염 증상으로 지인이 받았던 치료가 나에게도 똑같이 효과가 있을 것이다?

A 관절염은 하나의 질환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염증성, 퇴행성, 대사성 등 원인에 따라 다양한 질환을 포함한 용어다. 퇴행성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건선관절염, 루프스, 베체트병 등이 있다. 증상이 비슷하더라도 다른 질환일 수 있으므로 정확하게 진단을 내린 후 치료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효과가 있다고 들었던 방법을 시도하다가 오히려 합병증을 만드는 사례도 있다.

Q 퇴행성관절염 치료는 인공관절수술이 최선이다?

A 관절염 치료방법으로 인공관절수술이 정답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인공관절수술은 연골이 거의 닳은 퇴행성 관절염 말기에 고려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만약 관절염 초기에 병원 찾아 적절한 치료를 시작한다면 물리치료, 약물요법, 관절내시경 치료만으로도 통증을 경감시킬 수 있다.

Q 인공관절수술 후 걷기나 운동이 어려워진다?

A 수술 이후 오랫동안 제대로 걷지 못하게 될까 봐 걱정을 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의료기술의 발달로 수술 후 하루 정도 안정을 취하면 보행기를 의지해 바로 걷는 것도 가능해졌다. 걷기를 빨리 시작하면 심부혈전 등의 위험을 감소시키고 회복도 앞당길 수 있다. 수술 후 6개월부터는 가벼운 등산, 수영, 자전거 등을 할 수 있다.

Q 혈압이나 당뇨가 있으면 인공관절수술을 받을 수 없다?

A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환자의 상당수가 고령이기 때문에 혈압이나 당뇨 등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수술 전 검사를 통해 내과적인 문제가 없는 경우 수술을 받을 수 있다. 나이보다는 환자의 신체 활동력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수원성모다인병원 정형외과 이은봉 전문의는 “아직도 많은 환자들이 치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병을 키워서 오는 경우가 많다”며 “부정확한 정보에 의지하기 보다는 초기에 정확하게 진단을 받고 올바른 치료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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