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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증시, 외국인에 개방..경제 원유의존도 낮춘다

이정훈 기자I 2014.07.22 15:42:29

WSJ 보도..5300억불 규모 증시 외국인에 개방
전문가들 자금유입 기대.."곧 이머징마켓지수 편입"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사우디 아라비아가 5300억달러(약 540조원) 규모의 주식시장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활짝 열기로 했다. 외국인 투자를 더 늘림으로써 경제의 원유 수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외국인 직접투자가 제한된 몇 안되는 주요 주식시장이던 사우디가 고용 창출과 사회기반시설(인프라 스트럭쳐) 확대를 위한 수천억달러의 자금 조달을 위해 내년 상반기중 외국인에 주식시장 문호를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 금융규제 당국인 사우디 자본시장청(CMA)은 “해외 금융기관들이 주식시장에서 매수와 매도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되 CMA측의 법규를 준수하도록 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르면 다음달중 관련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지난 2008년부터 사우디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스왑거래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통한 간접적인 주식시장 접근을 허용했지만, 이후 완전한 형태의 시장 개방은 망설여왔다.

지난 5월 사우디보다 규모가 작은 카타르와 아랍에미리츠가 모건스탠리 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이머징마켓지수에 신규로 편입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보다 규모가 크고 유동성이 높은 사우디 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요구했다.

투자자들은 시장 규모나 상장된 기업들의 면면을 볼 때 사우디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시장을 개방한 만큼 조만간 프런티어 마켓에서 곧바로 이머징마켓으로 한 단계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대표 증시 지수인 타다울지수는 올들어 지금까지 14% 상승해 MSCI 신흥국지수 상승률인 6%를 크게 웃돌고 있다. 현재 전체 시가총액은 5310억달러 규모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우디는 공식 주말이 목·금요일에서 금·토요일로 바꾼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시장 개방의 전조로 해석했었다.

HSBC에 따르면 사우디 주식시장이 개방되면 외국인들로부터 300억달러(약 39조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햔제 사우디의 주식시장 자산 규모는 4000억달러(약 465조원)다. 현재 사우디 외부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주식 스와프거래와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서만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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