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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욱, 신임 국토부 장관 내정
청와대는 16일 개각을 발표하면서 노 전 국무조정실장을 차기 국토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부동산 비전문가인 노 후보자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노 후보자는 기획재정부 출신의 기획·예산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1962년생 전북 순창 출신으로 광주제일고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30회로 공직의 길에 들어섰다.
기획예산처 예산기준과장·중기재정계획과장·재정총괄과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기재부 행정예산심의관과 사회예산심의관을 거치는 등 대표적인 예산통으로 꼽힌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현 정부의 명운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비전문가가 국토부 수장으로 온 것에 대해선 우려섞인 반응도 적지 않다. 특히 2·4 공급대책의 설계자인 변 장관이 떠나면서 주택공급 정책의 추진 동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한 LH 땅 투기 의혹으로 촉발된 LH 개혁안 역시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정부는 다방면의 행정력을 겸비한 노 후보자가 국토부와 LH 등의 조직 재정비를 위한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노 후보자는 국조실장 역임해 국토 물론 국정전반 이해도 높고 혁신적이고 과감한 정책조정과 추진능력으로 다양한 국가적 현안 기민하게 대처했다는 평가”라면서 “최근 부동산 부패청산이라는 국민적 시대적 요구 충실히 구현하고 국토부와 LH 대한 환골탈태 수준 혁신 해내며 부동산 시장 안전, 국가균형발전 등 당면과제를 속도감있게 해결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부동산 정책을 발굴하는 대신 문재인 정부 임기 말 기존 정책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데 방점을 뒀다고 보고 있다. 특히 서울시와의 협조 없이는 2.4대책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소통을 강화하는 차원의 인사였다는 분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무적 감각이 뛰어난 사람을 국토부 장관에 앉힌 것으로 보인다”면서 “서울시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장관 후보자는 이날 개각 발표 이후 “엄중한 시기에 후보자로 지명돼 영광보다는 무거운 책임감과 소명감이 앞선다”면서 “국민의 주거안정, 부동산투기 근절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변창흠, 2.4대책 마무리 못하고 109일만에 퇴임
한편, 변 장관은 2·4대책 입법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한채 퇴임하게 됐다. 지난해 12월 29일 취임해 이날로 109일째를 맞은 변 장관은 학자이자 LH 사장을 거친 ‘공공 디벨로퍼’ 출신이다. 변 장관은 취임 한달여 만에 2·4 대책을 내놓았다. LH 등 공공기관이 주도해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저층 주거지 등지를 고밀 개발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 공공기관이 사업 시행을 맡는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등을 발표하면서 시장에 적극적인 공급 시그널을 보냈다. 이어 광명·시흥 등 수도권 신규 택지 후보지 조성 계획 등도 발표했다.
그러나 3월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사태가 불거졌고, 변 장관은 결국 장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당초 청와대는 변 장관이 2·4 대책 후속 입법의 기초작업까지 할 수 있도록 시한부 조건을 달아 유임시켰으나, 4·7 보궐선거 등을 통해 악화된 부동산 민심이 확인되자 결국 개각을 단행했다.
변 장관은 이날 오후 5시께 정부세종청사에서 퇴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후 국토부는 차기 장관 취임 전까지 당분간 차관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