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용운·이승현 기자] 서울시가 24일 경전철 9개 노선 신설 및 9호선 연장을 골자로 한 ‘도시철도 종합발전방안’을 공개했다. 서울시는 경전철 확충을 통해 도시교통수단의 주력을, 승용차에서 철도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8조5533억원에 달하는 사업비 마련은 물론 향후 운영과정에서도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경전철 요금 1050원으로 동결..수익성 확보 의문
서울시는 총 사업비 8조5533억원 중 절반이 넘는 4조3260억원(민자 3조9494억원·개발사업자 분담금 3766억원)을 민간에서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민간사업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시가 시민부담을 우려해 요금을 기존 지하철과 동일한 1050원으로 제한하겠다고 밝힌 때문이다. 2007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7개 노선의 경전철 사업계획을 발표하면서 차등 요금제를 도입하겠다는 의견을 냈었다.
민간 사업자들은 요금이 동결된 상태에서 경전철 사업에 참여했다가 적자를 봤을 경우, 시가 이를 보전해 주지 않는다면 참여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민자업체에 대해 최대 5% 안팎의 수익률을 보장할 계획”이라며 “요금을 현재 지하철 수준(1050원)으로 동결하면 9개 노선에서 연간 300억원에서 500억원 가량의 재정보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전철 노선과 겹치는 기존의 버스노선 조절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시가 계획한대로 도보-지하철로 연결되는 교통체계가 구축될 경우, 버스 이용객이 급감해 가뜩이나 적자에 시달리는 버스회사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때문이다.
윤 본부장은 “버스는 현재 준공영제로 운영하고 있어 서울시 지원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춘봉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 버스회사에서 경전철 사업에 지분을 투자할 수 있도록 해 사업을 전환할 수 있도록 해줘야 경전철 사업 추진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바뀌면 전면 재검토..신뢰 확보해야
아울러 시장이 바뀔 때마다 사업 계획이 변경되는데 따른 불신 역시 서울시가 넘어야 할 벽이다.
박원순 시장은 2011년 10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의 수장이 되면서 기존에 추진되던 경전철 건설을 전면 보류하고 재검토에 착수했다. 사업성과 경제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1년6개월간의 재검토 끝에 내놓은 안은 상암DMC 노선을 폐지하고, 위례선과 위례-신사선을 신설하기로 하면서 오히려 확대됐다.
박 시장의 임기가 내년 6월까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경전철 사업이 내년에 다시 재검토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철도 종합발전방안은 5년마다 연동되는 10년 계획으로 2008년에 세운 계획을 5년이 지난 올해 재검토해 발표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