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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선물, 하루만에 폭락..수요악재 `부각`(마감)

피용익 기자I 2003.11.18 16:51:27

"금리 레벨 의미 없어..약세 이어질 것"

[edaily 피용익기자] 18일 국채선물이 하루만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발 호재로 전날에 이은 반등 분위기를 잡았던 3년물은 장 초반 카드채 문제가 부각되며 하락반전했다. 여기에 머니마켓펀드(MMF) 시가전환 소식이 전해지며 3년물은 급락세를 탔다. 그동안의 공급 악재와 더불어 수요 악재가 부각된 것. 오후 들어 주식시장이 상승 반전하자 3년물은 낙폭을 확대하며 한때 107.96까지 하락했다. 3년물이 장중 107.90선을 기록한 것은 지난 3월20일 이후 8개월만에 처음이다. 5년물도 지난 8월22일 상장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날 3년만기 국채선물 12월물은 전일대비 30틱 하락한 108.05에서 장을 마감했다. 거래량은 5만8441계약. 외국인이 3391계약 순매도 했고, 은행은 3806계약 순매수를 기록했다. 5년물은 전날보다 58틱 하락한 111.32로 이날 장을 마쳤다. 거래량은 3957계약. 증권이 109계약 순매도 했고, 투신은 110계약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등 실패 후 폭락..카드채·MMF환매 `악재` 이날 국채선물 시장은 미국발 호재로 전일대비 4틱 오른 108.39에서 장을 시작했다. 알카에다(Al-Queda)의 테러 위협이 부각되며 미 증시가 하락하고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인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3년물은 장 초반 증권과 은행, 투신이 매수우위를 보이며 108.40까지 상승했다. 외국인은 매도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카드사 부실문제가 다시 떠오른데다 모 투신사의 MMF 시가전환 소식이 전해지자 3년물은 곧바로 하락반전, 108.20선으로 후퇴했다. 극도로 취약해진 시장 심리에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되자 3년물은 낙폭을 확대, 지지선을 차례로 붕괴하며 전저점(108.04)을 경신, 108.02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투신이 순매수를 늘리고 선물과 기타기관이 저가매수하며 추가하락을 막았다. 오전 10시20분부터 11시까지 실시한 통안채 2년물 1조5000억원 입찰에서는 8100억원만 낙찰됐으며, 낙찰금리는 4.98%로 결정됐다. 오후 들어 기관들의 관망세가 짙어진 가운데 108.00선에서 지지되던 3년물은 은행이 순매수를 줄이며 대량 매도에 나서자 저점을 다시 갈아치우며 오후 한 때 107.96까지 후퇴했다. 주식시장이 상승반전하며 800선을 회복한 점도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 오후 2시부터 20분간 실시된 통안채 63일물 1조원 어치 입찰에서는 4300억원만 4.12%에 낙찰돼 이날 통안채 입찰은 모두 미달사태를 빚었다. 그러나 장 막판 은행이 다시 환매하며 순매수를 늘리자 3년물은 낙폭을 축소, 결국 108.05에서 이날 장을 마감했다. 한편 5년물은 전일 대비 6틱 하락한 111.84에서 장을 시작한 후 낙폭을 확대하며 111.40까지 하락한 후 한동안 정체된 양상을 보였다. 오후 들어 111.40선에서 등락하던 5년물은 장 막판 외국인이 전매하자 111.32로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금리 레벨 의미 없어..약세 이어질 것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급락의 주요 원인에 대해 다소 견해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비중을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일뿐 카드채 문제와 MMF 시가전환 문제가 악재로 작용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삼성선물 금융공학팀 최완석 과장은 "장 초반 모 투신사의 MMF 얘기가 나오며 반등에 실패했다"며 "SK사태, 대우채 사태 등 MMF 환매로 인한 아픈 기억이 많아 이 얘기만 나오면 채권시장의 분위기가 안좋아진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이어 "여기에 카드채 문제와 수급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낙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최 과장은 "지금 상황에서 금리 레벨은 의미가 없다"며 "금리 레벨에 대한 매매보다는 시장의 분위기를 바꿀만한 모멘텀에 의한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MMF 문제는 우려할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분석도 있었다. 한 증권사 펀드매니저는 "MMF 문제는 지금 당장 부각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여기에 기댄 투기적인 매도가 낙폭을 확대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MMF보다는 카드채 문제가 도화선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반등기회를 놓치고 약세가 지속된 지난주와 똑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지지선이 다 무너져 더 이상 기댈 곳이 없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 펀드매니저는 "그러나 내일(19일) 외국인이 매수하면 108.00선은 지지될 것으로 본다"며 "외국인의 단타 매매를 주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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