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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재건'…韓 강제노동 12.5%에 남은 '2.5%p'에 협상 성패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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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07.24 07: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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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강제노동 이유로 60개 경제권에 무역법 301조 관세…24일부터 새 체계 가동
상호관세 대법원 제동 이후 '301조 시대' 개막…한국은 최종 12.5% 적용
과잉생산 301조 조사도 진행 중…전문가 "패키지 협상으로 15% 넘지 않게 해야"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김형욱 기자] 미국 정부가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제대로 금지하거나 이를 효과적으로 집행하지 않은 60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10% 또는 12.5%의 관세를 부과한다. 오는 24일 종료되는 10% 글로벌 기본관세를 사실상 대체하는 조치로, 연방대법원 제동으로 법적 기반이 흔들린 상호관세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관세체계를 본격 가동한 것이다.

이번 조치로 한국에는 기존 최혜국대우(MFN) 관세를 포함한 최종 12.5%(net of MFN) 관세율이 적용된다. 다만 미국이 별도로 진행 중인 과잉생산(overcapacity) 301조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남아 있어, 향후 한미 협상의 초점은 과잉생산 301조에 맞춰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23일(현지시간) 연방관보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무역법 301조 최종 조치를 발표했다. 추가 관세는 24일 오전 0시 1분(미 동부시간) 이후 미국에 수입되거나 보세창고에서 반출되는 물품부터 적용된다. 다만 24일 오전 0시 1분 이전 선적항에서 선박에 적재돼 최종 운송수단으로 운송 중인 화물은 28일 오전 0시 1분 이전까지 미국에 반입되거나 보세창고에서 반출될 경우 이번 추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미 해상 운송 중인 화물에 대해서는 나흘간의 경과조치를 둔 것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는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 년간의 도덕적 설득만으로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강제노동을 근절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인권 침해이자 왜곡된 무역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3월 조사 개시 이후 두 차례의 공청회와 3700건 이상의 의견서, 45개국 이상과의 정부 간 협의를 거쳐 확정됐다. USTR는 조사 대상 60개 경제권 모두 강제노동 수입금지 제도의 도입이나 집행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국가별 제도 수준과 미국과의 협의 결과 등을 반영해 10%와 12.5%의 관세를 차등 적용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관세정책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도 갖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했지만, 연방대법원이 대통령 권한을 넘어선 조치라고 판단하면서 법적 근거가 흔들렸다. 이후 행정부는 무역법 122조를 활용해 모든 국가에 10%의 글로벌 기본관세를 한시적으로 적용해 왔지만, 해당 조항은 최대 150일까지만 사용할 수 있어 24일 효력이 종료된다.

이에 따라 행정부는 보다 법적 기반이 명확한 무역법 301조를 활용해 새로운 관세체계를 구축했다. 기존 10% 글로벌 기본관세가 종료되는 시점에 맞춰 강제노동을 이유로 한 301조 관세를 시행하면서 관세 공백을 최소화한 것이다.

한국은 ‘최종 12.5%’ 적용…일본·스위스와 같은 방식

한국에는 일반적인 ‘추가 12.5%’가 아닌 기존 최혜국대우(MFN) 관세를 반영해 최종 관세율을 12.5%로 맞추는 ‘12.5% net of MFN’ 방식이 적용된다. USTR 관보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스위스는 이 방식을 적용받는다. 기존 MFN 관세율이 12.5%보다 낮은 품목은 부족한 만큼만 301조 관세를 추가해 최종 관세율을 12.5%로 맞추고, 이미 12.5% 이상인 품목에는 별도의 301조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기존 MFN 관세율이 2.5%인 품목은 10%의 301조 관세가 추가돼 최종 관세율이 12.5%가 된다. MFN 관세율이 5%인 품목은 7.5%, 8%인 품목은 4.5%의 301조 관세가 각각 더해진다. 반면 기존 관세율이 이미 12.5% 이상인 품목은 이번 강제노동 301조의 추가 부담이 없다.

유럽연합(EU)과 대만도 같은 ‘net of MFN’ 방식을 적용받지만 최종 관세율은 10%로 한국보다 낮다. 반면 중국과 베트남, 태국, 브라질,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은 최종 관세율 12.5%를 적용받는다. 캐나다와 멕시코, 영국,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은 10% 그룹으로 분류됐다.

이번 조치는 모든 수입품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등 이미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국가안보 관세가 부과되는 품목은 이번 301조 대상에서 제외됐다. 미국 내 생산이 부족한 일부 원자재와 공급망 차질이 우려되는 전략 품목도 예외로 인정됐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따라 거래되는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 역시 이번 추가 관세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과잉생산 301조가 다음 변수…전문가 “패키지 협상이 관건”

한국으로서는 이번 강제노동 301조가 확정되면서 향후 진행 중인 과잉생산 301조 조사가 새로운 통상 변수로 떠오르게 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발 공급과잉과 우회수출 등을 겨냥한 별도의 301조 조사도 진행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철강과 화학, 배터리 등 다양한 산업을 대상으로 추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통상 전문가들은 이번 강제노동 301조 조치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관세정책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강제노동 301조에 이어 현재 조사 중인 과잉생산 301조가 향후 한미 통상협상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과잉생산 301조 조사는 중국의 공급과잉이 제3국을 거쳐 미국 시장으로 유입되는 문제를 겨냥하고 있다. 미국은 철강과 석유화학, 배터리, 태양광, 핵심광물 등 일부 산업에서 중국산 우회 수출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국가별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 정부도 이번 강제노동 301조 조치와 별개로 과잉생산 조사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미국과의 통상 협의 과정에서 우리 기업의 공급망 관리 체계와 중국산 우회 수출 차단 노력 등을 적극 설명하며 추가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강제노동 301조는 사실상 한국의 최종 관세 수준을 12.5%로 정한 조치”라며 “이제 관심은 과잉생산 301조가 어느 수준으로 결정되느냐에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 교수는 “강제노동과 과잉생산 301조를 각각 더하는 방식으로 관세가 부과될 경우 지난해 한미 간 사실상 합의된 15%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며 “두 조치를 별개의 관세로 접근하기보다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최종 관세율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협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강제노동 관세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결정된 만큼 과잉생산 301조 역시 상당한 수준의 관세가 검토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향후 한미 통상협상은 두 개의 301조 조치를 종합적으로 조율해 최종 관세 부담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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