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연기에는 4천 가지 이상의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고, 그 중에서도 69종은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담배는 흡연자 뿐만 아니라 간접 흡연자 역시도 건강상의 치명상을 입는다는 것이 수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져 있다. 성인에서 간접흡연은 심각한 심혈관 질환 및 만성 폐쇄성 폐질환, 폐암 등을 유발하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직접 흡연 및 간접흡연이 축농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미국 예일대학 의과대학의 앨번 페인스타인 박사가 2000년 미국 ‘이비인후과학보’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만명(17세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흡연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부비동염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담배를 하루 11개비 이상 피우는 사람은 비흡연자에 비해 만성 또는 급성 부비동염이 발생할 위험이 약 1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에서는 2002년 6월 트랜스월드항공사(TWA) 출신 승무원 린 프렌치씨가 14년 동안 기내 간접흡연으로 인해 부비동염에 걸렸다며 담배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55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코 주위의 뼈 속에는 여러 개의 빈 공간이 있고, 이러한 빈 공간들을 ‘코 옆에 있는 동굴들’이라는 의미에서 부비동이라 한다. 부비동은 숨 쉬는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고 발성시에 소리를 공명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부비동은 작은 구멍을 통해 코(비강)와 연결되어 있어, 이를 통해 환기가 이루어지고 부비동 내의 분비물이 자연스럽게 코(비강)로 배출된다. 이 부비동 입구 주변에 염증이 발생하면 분비물이 배출되지 못하고 부비동 내에 고이게 되어 만성적인 코막힘, 콧물, 후비루, 두통, 후각 감퇴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축농증은 말 그대로 고름이 쌓이는 것이다. 고름이 차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부비동 점막에 있는 섬모의 운동성이 저하되거나, 부비동과 비강을 연결시켜주는 입구(ostium)가 막혀서 발생할 수 있다. 담배 연기에 들어 있는 유해 독성물질들이 섬모의 운동성을 저해하여 부비동 내부의 분비물 순환을 방해하고, 코와 부비동의 연결부위에 염증을 일으키고 좁아지게 하여 분비물의 비강내로의 배출을 방해할 수 있다.
이비인후과 전문 다인이비인후과병원(병원장 박하춘) 코질환 센터 성재문 원장은 “흡연으로 인해 호흡기 상피에 있는 섬모의 운동성이 저하되고, 점막을 항상 자극된 상태로 있게 하여 부비동염을 더 악화시키고 치료를 해도 쉽게 낫지 않는다”며, “흡연은 자신의 건강뿐 아니라 가족, 동료의 건강까지도 해치기 때문에 하루빨리 금연을 결심하는 것이 좋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