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포시즌스호텔에서 이창양 산업부 장관, 황주호 한수원 사장,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등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은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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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은 허가 직후 2021~2022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에 착수했으나, 같은 해 5월 탈(脫)원전 정책 기조를 내건 문재인정부가 출범하며 건설 계획이 미뤄졌다. 윤석열정부가 지난해 5월 출범과 함께 이를 재추진키로 한 이후에서야 관련 절차를 다시 밟았고 이번 계약으로 이어진 것이다. 정부와 한수원은 연내 공사에 다시 착수해 2032~2033년께 원전 2기를 차례로 완공한다는 목표다.
이번에 공급 계약을 맺은 원전 주기기는 말 그대로 원전의 핵심 설비다. 원자로와 원자로 발생 열로 증기를 만드는 증기 발생기, 증기로 전력을 만드는 터빈 발전기다. 약 10조원으로 추산되는 전체 프로젝트의 3분의 1에 이르는 2조9000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원전 주기기 계약은 검토 시점부터 체결까지 통상 30~37개월가량 걸리는데 신한울 3·4호기는 이미 한 차례 계약을 맺은 적이 있기 때문에 그 시간이 8개월로 단축됐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산업부와 한수원은 이르면 7월께 사업 승인과 함께 원전 부지를 다지는 부지정지 공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전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의 환경영향평가 절차는 올 상반기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계약으로 원전산업계가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신규 원전 사업이 시작되는 것은 2016년 새울 원전 3·4호(현재 건설 중)기 착공 이후 7년 만이다. 산업부와 관계기관은 지난해 원전 중소·중견기업 4000억원 규모의 금융자금을 지원한 데 이어 이달 31일부터 다시 2000억원 규모의 저금리 금융지원을 추가로 시행한다.
한수원도 10년에 걸친 2조9000억원의 사업 예산 중 절반에 이르는 1조4000억원을 초기 3년 중 집중 집행할 계획이다. 주기기 제작사인 두산에너빌리티도 이번 계약에 앞서 이미 450억원 규모의 사업을 중소 협력사에 미리 발주한 데 이어 연내 21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추가 발주한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번 시책으로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원전 기업이 다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며 “정부도 연내 원전 생태계의 완전한 정상화를 위해 관련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