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강원지사 YTN라디오 인터뷰
"디폴트 사태, 오해로 안먹어도 될 욕 먹어"
채권시장 여파에도 "다리 무너지는데 재채기했다고 나쁜 놈인가" 책임 부인
"금융 혼란을 강원도가 책임질 일 아냐, 제가 잘했다는 건 아냐"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레고랜드 운영사 채권 디폴트 선언으로 채권시장 신용 악화 사태 책임론이 불거졌던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정말 좀 안 먹어도 될 욕을 먹었다”고 주장했다. “좀 미안하게 됐다”며 지난해 사과했던 때보다 더 공세적인 태도로 전환한 모습이다.
| 4일 강원 춘천시 스카이컨벤션에서 열린 2023년 국민의힘 강원도당 신년 인사회에서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
|
김 지사는 21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강원도 디폴트 사태에 대해 “이제 거의 다 수습이 됐다. 그거 전임 도정 때 이루어진 일 가지고 정말 좀 안 먹어도 될 욕을 먹게 됐다”며 “분명한 것은, 그런 오해가 좀 있다. ‘투사’ 김진태가 도지사가 되니까 지난 정부, 지난 도정에서 했던 것을 싹 다 부인하고 ‘빚 안 갚아, 못 갚아’ 이렇게 투쟁하면서 나오는구나, 이렇게 프레임으로 됐는데. 그거는 전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투자를 위해 강원도 보증으로 발행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상환에 대해 지급 거부 선언을 해 파장을 일으켰다. 김 지사 선언으로 사실상 중앙정부 발행 채권과 동일한 수준의 신용을 갖고 있다고 평가되던 지방정부 채권에 대한 보증 신뢰가 깨졌고, 이에 충격을 받은 신용 시장에 심각한 경색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뒤늦게 상환을 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당시 해외출장을 갔다가 급히 귀국한 김 지사는 귀국길에 “좀 미안하게 됐다”며 애매한 사과 뜻을 전해 논란을 부추기기도 했다.
김 지사는 이날도 “제가 돈을 안 갚겠다고 한 것도 아니고 우리 도민들의 혈세를 어떻게든 지켜보겠다고 그거를 그냥 했던 것 뿐”이라며 “지자체가 보증을 서놓고 배째라 나오는 것처럼 오해가 돼서 그게 좀 일파만파로 커졌다”고 주장했다. 자신은 채무 불이행 선언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김 지사 주장과 달리 당시 강원도가 레고랜드 운영사인 강원중도개발공사(GJC)의 회생신청을 내 GJC에 보증을 선 강원도에 채무 상환 의무가 생겼고, 이에 대한 지급보증도 거부했기 때문에 당연히 시장에서는 김 지사 지급보증 거부를 지방정부의 디폴트 선언으로 받아들였다는 평가다.
| 지난해12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김진태발 금융위기사태 진상조사단 활동 결과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김종민 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 |
|
김 지사는 강원도 디폴트 선언에 따른 채권 시장 충격, 자금 조달 경색에 따른 건설사 부도 등 후속 여파에 대해서도 “글쎄, 그렇게 따지면 다리가 무너지려고 하는데 지나가는 사람이 거기서 재채기했다고 저 나쁜 놈이다, 그 정도 아니냐”고 되물었다. 김 지사는 “우리 강원도 입장에서는 좀 수긍하기 어려운 점이 많이 있다”며 거리를 뒀다.
김 지사는 “저는 강원도 전체를 대표하기 때문에 그런 어떤 금융 혼란에 대한 것을 강원도가 이게 책임질 일이 사실은 아니었다”며 “그렇다고 제가 잘했다고 그런 거는 아니고, 그거를 그렇게 정식으로 대국민 사과할 사안은 저는 아니라고 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