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시온 인턴기자] 3년여 만에 대면수업이 전격 재개된 대학 캠퍼스가 활기를 되찾았다. 지난 4월 교육부의 ‘대학 수업 운영 일상 회복 추진 안내’ 발표로 시작된 대면 수업 확대에 이어 정부의 ‘자율 방역’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부분의 대학들이 ‘전면 대면’ 수업 방침을 밝힌 뒤 개강을 맞은 캠퍼스는 학생들로 북적였다. 이데일리 스냅타임이 3년여 만에 활기를 되찾은 캠퍼스 모습을 담았다.
다시 활기 찾은 대학가...운동장엔 환호성 돌아왔고 식당엔 긴 줄 이어져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이 지난 1일 개강한 가운데 캠퍼스는 3년여 만의 대면 수업 재개에 들뜬 학생들로 북적였다.
서울 주요 대학 교무처 취재 결과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 대부분의 대학이 수강생 수가 100여명 이상인 초대형 강의 등의 사전 지정 강의를 제외한 대부분의 수업을 대면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동작구의 한 대학가는 초입부터 학생들과 행인들로 붐볐다. 학교로 통하는 마을버스는 승객들을 가득 싣고 힘겹게 언덕을 오르고 있었다.
캠퍼스 내부는 수업을 들으러 가는 학생들로 더욱 붐볐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사용이 금지됐던 운동장엔 다시 학생들의 우렁찬 목소리와 환호성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역시 한때 이용이 금지됐던 식당도 대면 수업이 재개되며 다시 활기를 찾았다. 식당 앞엔 저렴한 학식을 먹기 위한 학생들의 긴 줄이 이어졌다.
“언제까지 비대면 할 수는 없다”...일부에선 “비대면이 편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대면 수업 재개를 반겼다.
김나현(중앙대학교 경제학과 21학번)씨는 “비싼 등록금을 내고 방에 틀어박혀 동영상 강의를 듣는 것은 너무 아깝고 답답했다”면서 “등록금에는 선후배들과의 관계, 교수님과의 대화, 동아리나 학내 행사 같은 인프라 등에 대한 가치가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해 처음 경험해 보는 대면 수업이 반갑고 설렌다”고 전했다.
이어 “3년이 다 되어가는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지 않나”면서 “거리두기도 사라지고 외출이나 사적모임 등에 대한 제한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대면 강의를 한다고 해서 특별히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정우(중앙대학교 경영학과 18학번)씨도 “이제야 좀 대학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며 “조별활동이나 과 행사 등으로 오래 보지 못한 동기와 선후배를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 모(중앙대학교 생명과학부 19학번)씨도 “비대면으로 수업할 때는 학습의 질이 매우 낮았고 스스로도 긴장감이 떨어져 안일해진 것이 많이 느껴졌었다”면서 “대면으로 수업을 들어야 강제적으로라도 공부를 더 하게 되어 좋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학생들은 비대면 수업을 더 선호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생 A씨(26)는 “이론수업은 비대면 수업이 더 효율이 좋다”며 “이해가 어려운 부분은 여러 번 돌려볼 수도 있고 쉬운 부분은 배속으로 들을 수도 있어서 공부하기 더 편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B씨(22)는 “왕복 통학시간만 4시간이 걸리는데 일주일에 전공 수업만 1교시에 3개가 있어 아침 6시에 일어나 지옥철을 타고 온다”면서 “공강 시간에 집이 멀어서 어디 갈 곳도 없다. 원거리 통학생에겐 비대면 수업만 한 것이 없었는데 아쉽다”고 전했다.
지역상인들 “아직 체감 안 되지만...다시 희망 생긴다”
3년여 동안 이어진 코로나19 상황으로 궤멸 수준의 매출 하락을 버텨낸 지역 상인들은 다시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캠퍼스의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중앙대 정문 근처에서 인쇄소를 운영 중인 배 모씨(60)는 “수업 자료 등을 뽑으려는 대학생들이 거의 유일한 손님들이었는데, 학생들이 캠퍼스에 없었던 지난 3년여간 매출이 거의 없어 정말 힘들었다”면서 “올해 초에도 일부 수업만 대면으로 진행하면서 사정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학기부터 대면 수업을 전면적으로 진행한다고 해서 실낱같은 기대를 다시 걸고 있다”며 “이제 개강한 지 이틀째라 체감은 안 되지만 거리에 북적이는 학생들을 보면 다시 예전 모습을 되찾은 거 같아 안도감이 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