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항할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재조합 단백질 후보 물질을 개발해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정대균 감염병연구센터 박사팀이 송대섭 고려대학교 약학대학 교수팀과 함께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바이오텍 스타트업 휴벳바이오에 기술을 이전했다고 6일 밝혔다.
중화항체는 코로나19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하는 항체로 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만들어 바이러스를 무력화한다.
휴벳바이오가 협력기관들과 실험한 결과 마우스, 기니픽, 미니 돼지 등의 실험동물에서 중화항체가 최대 128배 이상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나 빠른 시간 내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중형동물인 돼지에서 효능을 확인해 향후 영장류 비임상시험도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휴벳바이오는 신변종, 고병원성 바이러스에 대한 나노바이오 융합기술 진단, 백신 어주번트, 췌장암 조기진단 바이오마커 등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에 이전된 기술과 휴벳바이오가 보유한 백신 어주번트기술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명연에서 개발한 재조합 단백질 백신 기술은 다른 백신 형태에 비해 높은 안전성을 갖췄다. DNA나 mRNA 백신과는 달리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 백신으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해 DNA, mRNA백신이 가장 빨리 개발돼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 상용화되는 백신은 없다. 반면 단백질 백신은 인체용이나 동물용으로 폐렴구균백신, 구제역백신 등 다수의 상용화된 백신제품들이 있다.
현재 휴벳바이오, 생명연, 고려대, 옵티팜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코로나19 감염동물에 직접 바이러스를 감염시켜 방어능을 평가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식약처 등과 협의해 올해 안에 비임상 시험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휴벳바이오는 생명연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기술과 함께 인플루엔자 범용백신기술도 이전 받았다. 인플루엔자 중화항체가 결합하는 부위인 에피토프를 이용한 재조합단백질 기술로 다양한 동물에서 유효성이 입증됐다.
정대균 생명연 박사는 “이번 기술이전으로 현재 치료제나 백신이 전혀 없는 코로나19에 대응하고, 매년 발생하는 독감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백신 기술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형화 휴벳바이오 대표는 “현재 치료제나 백신이 전혀 없는 코로나19에 대응하고, 매년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고 있는 독감을 효과적으로 예방해 국내 바이오의 성공사례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코로나19 백신과 인플루엔자 범용 백신 각각의 기술별로 적합한 전략을 구사해 백신이 하루빨리 제품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