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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원 신한은행장이 숭례문 명예수문장 된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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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리 기자I 2013.05.06 17:41:26

신한은행 '숭례문 지킴이' 기업 자처
직원들 5년여 동안 자발적으로 숭례문 안내 봉사 펼쳐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서진원 신한은행장(사진)의 하루는 숭례문과 함께 시작된다. 신한은행 본사 사옥 6층 집무실에 도착해 창가에 있는 옷걸이에 양복 상의를 걸면서 언제나 그의 시선은 숭례문에 머문다. 그가 숭례문에 더욱 관심을 두는 건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숭례문과 마주 본 신한은행의 위치를 차치하더라도 숭례문과 각별한 인연 때문이다.

화마로 소실된 국보 1호 숭례문이 5년 3개월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명예수문장인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4일 오후 열린 숭례문 복구 기념식에 참석해 개식타고를 하고 있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있는 신한은행 본점 자리는 금융업 명당터로 꼽힌다. 조선 후기에도 지금의 대한조폐공사 격인 전환국이 자리했다. 인왕산과 남산에서 나오는 좋은 기운을 모두 받고 한강에서 올라오는 차가운 나쁜 기운은 숭례문이 걸러내 재운(財運)이 넘쳐난다는 이유에서다.

혹자는 신한은행의 빠른 성공을 보며 풍수지리를 운운하기도 한다. 1982년 생소한 이름의 단 3개의 점포로 출발한 신한은행은 이제는 순익 1위로 국내 점포 수 1000 개를 웃도는 초대형 우량 은행으로 성장한 것을 두고서다. 신한은행도 중요한 순간마다 현 사옥에 대한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2004년 신한금융이 조흥은행을 인수한 뒤 본점 이전을 검토했다가 결국 좁은 현 사옥을 유지하기로 한 것도 풍수의 영향이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신한은행이 지난 2005년 기업체 최초로 문화재청과 협약을 맺고 ‘1사 1지킴이’로 숭례문 수호에 나선 것도 이와 연장선 상에 있다.

2008년 2월 방화로 숭례문이 소실되면서 숭례문 지킴이 역할을 자처했던 신한은행의 충격도 컸다. 승승장구하던 신한은행이 주춤한 시점 역시 공교롭게도 숭례문 소실과 괘를 같이 한다. 국내 금융기관들은 지난 2008년 미국발 모기지 사태와 함께 남유럽을 시작으로 전염병처럼 번진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로 인해 고통을 받았다. 신한은행도 예외는 아니었다. 국내 경기가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겪은 경제 위기 상황이 현재 진행형으로 평가돼 신한은행 역시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숭례문과 부침을 같이했던 이유에설까. 신한은행은 숭례문의 복원에 숨은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08년 8월 문화재청과 ‘숭례문 복구 지원 후원약정’을 맺고 숭례문 복원이 원형 단순 복제가 아닌 원형 그대로의 부활이 되도록 도왔다. 이번에 복원된 숭례문은 기존처럼 공장에서 찍어내는 현대식 대신 전부 전통 기와방식으로 지어졌다. 신한은행은 전통기와 제작을 위한 전통 기와가마 3기 등을 남몰래 후원했다.

숭례문 복구를 원하는 신한은행 직원들의 열망은 더욱 간절했다. 신한은행 직원들은 개별적으로 매주 주말 소실된 숭례문을 찾는 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쳤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에 능통한 직원들이 모여 통역봉사를 하기도 했다. 서진원 행장이 5년 여 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숭례문의 유일한 명예수문장이 된 것도 그간의 이러한 노력과 무관치 않다.

서진원 행장은 “신한은행은 숭례문 지킴이 기업으로서 대한민국의 혼이 담긴 숭례문이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왔다”며 “우리의 소중한 문화 유산인 숭례문이 화마를 딛고 다시 일어선 것처럼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해 희망 가득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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