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45주년..뿔난 대우맨들 "세계경영 틀리지 않았다"

김현아 기자I 2012.03.22 19:50:50

김우중 전 회장 새벽에 귀국해 행사 참석
400여명 참석해 성황..'대우는 왜?' 출판기념회도 열려
이헌재 전 부총리 회고록 정면 반박..정부 개입이 해체 부른 것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비롯한 옛 '대우맨'들이 화났다.

전직 대우 임직원들은 22일 저녁 서울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대우 창립 45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대우의 '세계경영'이 기업가 정신이 실종된 현실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특히 더 이상 대우에 대한 근거없는 비난을 참을 수 없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외환위기 직후 구조조정작업을 총괄했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당시 금융감독위원장)가 한 일간지에 연재중인 회고록의 내용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 전 부총리는 회고록에서 '대우가 구조조정에 소극적이었던 탓에 시장의 신뢰를 잃었으며 이로 인해 워크아웃은 불가피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장병주 전 (주)대우 사장(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은 "회고록을 보며 화가 치미는 구석이 있어 '대우는 왜?' 책 서문에 우리 입장을 서술했다"면서 "사실이 아닌 이야기가 당사자의 회고록 형태로 언론을 통해 전달되는 상황이어서 반박 기고문을 실었으며, 이를 항간의 대우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데 활용해 달라"고 말했다.

장 전 사장은 서문에서 '그 당국자(이 전 부총리)는 대우가 구조조정에 소극적이어서 시장신뢰를 잃었다고 주장했지만, 하지만 시장 신뢰를 잃게 만든 건 오히려 정부의 개입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해외 사업이 많았던 대우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고, 정부가 모든 금융을 막아버려 해체의 길로 이르게 됐다는 주장이다.

장병주 전 사장은 발언직후 "이 책을 쓴 필자 33명의 뜻을 담아 책자를 김우중 회장께 증정한다"면서 김 전 회장에게 책을 전달했고, 좌중에선 우뢰와 같은 박수가 나왔다.

▲ 김우중 전 대우회장이 대우창립 45주년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권욱 기자



아울러 대우맨들은 대우세계경영연구회의 글로벌 청년사업가 양성, 유망 중소기업 발굴, 중소기업 대상 FTA 원산지 증명 지원 등을 통해 대우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경훈 전 (주)대우 회장(대우인회 회장)은 "1967년 큰 꿈을 안고 젊은 대우가족이 사업을 시작한 지 어언 45주년이 됐다"면서 "우리는 창조, 도전, 희생 정신을 바탕으로 수출 전선에서 피땀을 흘렸고, 자원개발에 여념이 없었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이 지난 주 정식 발효됐는데, 대우 가족도 기여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참석해 주신 김우중 회장께 감사드린다"면서 "지난 날의 대우에 대한 평가가 부질없는 노릇일 지 모르나 '대우는 왜?'라는 에세이집에서 대우인이 세계를 무대로 땀흘려 쌓아올린 모습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대우인회와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주관했다. 새벽에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우중 전 회장을 비롯, 이경훈 대우인회 회장,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 등 400여 명의 전직 대우 임직원들이 참석했다.
 
김우중 전 회장은 이날 취재진을 의식한 듯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참석한 대우맨들은 테이블별로 '대우조선해양'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90년대 말 대우의 기업 이미지 광고를 보면서 당시를 추억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앞으로 2~3일 동안 서울 방배동 전세집에 머물 예정이다. 그는 지난 2006년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고 17조원의 추징금을 미납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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