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 글로벌화의 주요 과제로 꼽혀왔던 `글로벌 제품(Global Product)`에 대한 새로운 견해를 내놔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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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이어 "우리는 기회가 주어지면 빠른 속도로 우리만의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장점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가전과 자동차 등 글로벌 제품을 내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자동차(005380)에 비해 글로벌화에 뒤쳐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SK그룹에 대한 세간의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SK의 주력 사업인 통신과 에너지 분야는 각국 정부의 규제가 심한데다 초기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어서 글로벌화에 어려움이 많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제품의 부재는 SK그룹의 `아킬레스건`이자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로 꼽혀왔고, 최 회장은 글로벌 제품 개발을 적극 독려해왔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SK그룹이 글로벌 제품이 없어 글로벌화에 뒤쳐졌다는 지적과 관련해 임직원들에게 위축되지 말고, 오히려 더 넓은 분야로 확장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와 함께 "아이템이 많을수록 실패 확률은 줄어들게 마련"이라며 `옵션의 다양화`를 주문했다. 아울러 신규 사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하되 그 사이클을 빨리 돌려야 한다며 `스피드 경영`을 강조했다.
그는 "신규 사업을 추진할 때 한 가지 옵션만 생각해서는 곤란하다"며 "최소한 몇 가지 옵션을 놓고 검토, 최선이라고 판단되는 아이템을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100을 투자한다면 1~2년 안에 30을 회수하고, 캐시플로(Cash Flow)를 창출해 지속적으로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며 "포트폴리오 전체로 최소한 평균 이상의 이익을 만드는 투자 방법을 생각할 때, 신규 사업의 성과와 실패에 대한 평가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한 리스크를 생각해서 망설이기 보다 과감하게 실행할 것을 당부했다. 신규 사업이나 글로벌 사업을 추진할 때 실행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리스크를 생각해서 책임을 덜 지려고 망설이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사업의 성공률은 어느 정도의 자원을 어떤 방법으로 투입할지 결정한 뒤 얼마만큼의 시간과 정성을 들이는가에 달렸지만, 타이밍과 운도 분명히 작용하기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보다 실패하더라도 계속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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