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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간 금리 상승은 현금 부족 현상이 경제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신호로, 은행들이 대출을 포기하면서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예컨대 중국의 1일물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금리는 지난달 일시적으로 급등했다. 인도의 은행권 유동성은 올해 초 14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며, 오버나이트(하루짜리) 차입 비용 또한 급등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도 중앙은행의 통화 개입 이후 유동성 부족 현상을 겪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블룸버그는 ‘불가능한 삼위일체(Impossible trinity)’ 이론으로 풀이했다. 한 국가가 독자적 통화 정책, 고정 환율, 자유로운 자본 이동의 세 가지를 동시에 실행할 수 없다는 이론이다.
블룸버그는 “이는 신흥 시장의 투자자들이 직면한 복잡한 질문”이라면서 “통화 가치 하락은 외국인 투자자가 이들 국가에 보유하고 있는 주식과 채권의 가치에 타격을 주고, 통화 가치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대신 경제 성장이란 대가를 치르게 되면 전반적인 투자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베코자산운용의 필립 맥니콜라스 아시아 전략가는 “‘불가능한 삼위일체’ 이론 아래 중앙은행이 자본 제도를 바꾸지 않고 통화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로 선택했다면 금리가 조정 메커니즘이 되어야 한다”면서 “이는 은행 간 단기금융시장 금리에서 우선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일 인도 중앙은행은 자국 통화 방어에 따른 유동성 부족을 막기 위해 이달 말까지 채권 매입 등을 통해 금융 시스템에 215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은행은 아직까지 대규모 유동성 투입을 자제하면서 통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중국 정부가 5% 안팎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한 만큼 완화된 통화 정책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중앙은행들이 하루는 자국 통화를 방어하고, 다음 날에는 유동성 공급에 나서는 ‘두더지 잡기’식 대응에 나설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뭄바이 소재 엠케이 글로벌 파이낸셜 서비스의 마다비 아로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무역 및 관세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통화 변동성이 계속될 수 있으며, 이는 인도를 포함한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외환 전선에서 긴장을 늦추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약달러 정책을 펼칠 경우 아시아 중앙은행 입장에선 그리 나쁜 아이디어는 아닐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으로 지명한 스티븐 미런은 달러 강세가 미국에 끼칠 비용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시장에선 최근 달러 약세의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마러라고 합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마러라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로,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의 ‘플라자 합의’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국과 인위적으로 달러 가치를 절하시키는 합의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