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지난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상급종합병원 중심으로 진료비 지출이 줄어들면서 별 탈 없이 재정을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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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수입이 정체됐음에도 불구, 보험 재정이 안정적인 이유는 의정 갈등 속에 상급종합병원 급여 지출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상급종합병원의 빈자리는 종합병원과 병원이 일부 채웠다. 정 이사장은 “의정 갈등이 시작되고 2차 병원의 급여 지출은 늘었지만, 상급종합병원이 워낙 감소해 상쇄됐으며 예전보다는 (급여 지출이) 조금 줄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의정 갈등이 계속돼도 보험 재정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사업 덕분에) 전국에서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는 과한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중장기적인 재정 안정화 방안도 내세웠다. 그 중 하나가 비급여 등 불필요한 의료 이용 제한이다. 과다하게 증가하는 의료 이용 항목은 개인 부담이 높아질 수 있도록 추후 질병별·상황별로 분류해 조절하겠다는 것이 정 이사장의 복안이다. 그는 “365일 매일 (병·의원에) 간다는 건 의료 이용이 아니라 소일거리같이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정 이사장은 급여와 비급여 진료를 동시에 제공하는 혼합진료에 대해 금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비슷한 효능을 가진 두 개의 의료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을 통해 신데렐라 주사가 정말 효과가 있는지, 같은 날에 도수치료 하면서 물리치료도 하고 온열 치료까지 하는 것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 검증해달라고 요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비급여 관리 방안도 내놓았다. 그는 “1068개 비급여가 95% 이상 수집돼 분류하고 있다”면서 “잘 정리해서 과연 비급여가 우리 지금 국민의 건강관리에 미치는 영향이 어디로 갈 것인지 끊임없이 자료 제공하면서 합리적인 비급여 제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이사장은 국회에서 특사경(특별사법경찰) 관련 법안을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아쉬운 점은 지난해 7월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특사경이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말했는데 아직 (국회) 통과가 안 됐다”면서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약사가 아닌 사람이 약국을 운영하는 것은 반드시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음 주에 예정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다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