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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과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등 6개 단체는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습기살균제 사태’처럼 기업의 고의적인 불법행위 재발을 막으려면 징벌적손해배상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그간 기업 범죄의 경우 ‘솜방망이’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수백명의 인명 피해를 낸 참사의 원인을 제공하고서도 응당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징벌적손해배상제는 민사재판에서 가해자의 행위가 악의적이고 반사회적일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많은 손해배상액을 물게 하는 제도다.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실제 손해액의 2~4배 가량의 손해배상금 액수를 정한다.
이들 단체는 기업이 불법행위에 따른 이득보다 징벌적손해배상제로 인한 손해가 더 크면 스스로 불법행위를 줄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단체는 “옥시의 경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손해배상액보다 가습기살균제 매출이 크다는 것을 계산한 뒤 제품을 출시했을 것”이라며 “징벌적손해배상제도로 기업에 ‘불법행위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3년 12월 사법개혁추진위원회에서 징벌적손해배상제 도입을 처음 논의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다. 이들 단체는 “기업들과 새누리당이 ‘기업활동을 위축시키고 국내법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반대해 현재까지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징벌적손해배상제 입법을 촉구하는 사이트를 열어 일반 국민을 상대로 온라인 서명받기 운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회에 입법 청원도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