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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모인 AI 전문가들 무슨 말했나.."휴대폰·무인차에 AI 결합 박차"

오희나 기자I 2016.03.18 16:13:59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간 세기의 대국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인공지능 분야가 꼽히면서 정부와 국내 기업들이 민관 합동으로 지능정보기술 연구소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7일 청와대에 인공지능 및 소프트웨어(SW) 관련 기업인, 전문가 23명을 비롯해 경제·사회 부총리, 미랠문체·복지·고용부장관, 국조실장 등과 지능정보사회 민관합동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ICT 분야에서 기술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R&D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향후 IoT,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산업 전반에 접목되면 서비스업, 신산업이 더욱 발전하면서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들이 만들어 질 것으로 예상돼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간담회에서 AI 전문가들은 다양한 제안을 쏟아냈다.

정칠희 삼성종합기술원장은 “구글, IBM, 바이두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며 “삼성전자도 휴대폰과 인공지능의 결합이나 인공지능 칩 분야에 새로운 성장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형 SW정책연구소장은 “지능정보 기술은 사람의 생각을 자동화하는 강력한 도구이자, 많은 정보를 모아 최적의 판단을 하는 SW”라며 “각각 따로 놀던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가 이제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해 산업 전반을 혁신시킬 것이며, 우리 산업도 그간 하드웨어적인 접근에서 탈피, 소프트웨어에 대해 집중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태원 현대차 중앙연구소장은 “미래 자동차는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로 발전하고 있으며,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로 교통사고의 획기적 감소 등 안전주행이 가능하다”며 “자율주행 분야는 아직 선진국에 비해 3~4년 기술격차가 있는 것이 사실이나, 민관이 협력한다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등 차세대 기술이 앞서가려면 무엇보다 정부의 지원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철희 분당서울대병원장은 “인공지능을 의료 분야에 활용하면, 정밀의료,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통하여 건강백세 실현이 가능하며, 특히 첨단 의료서비스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서비스산업발전법 제정이 필요하다”며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회담 시 정밀의료 연구협력 의향서를 체결했는데, 의료계의 기술력과 ICT를 결합한다면, 인공지

능 기술을 이용한 정밀의료 분야에서도 우리나라가 앞서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은 “게임산업의 경우 인공지능 활용도가 높은데, 게임산업에 특화된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오준호 KAIST 교수는 “지능형 로봇산업 활성화가 더딘 이유는 첨단기계와 인공지능의 조화가 어렵기 때문이며, 그에 따라 군사, 의료, 산업용 로봇 등 일부 국한된 분야에서만 현재 상용화 되고 있다”며 “핵심 인공지능 기술은 로봇, 드론, 자율주행차,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의 서비스 지능형로봇 발전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공지능의 밑바탕이 되는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성환 고려대 교수는 “지금 핵심 AI 기술로 각광을 받고 있는 딥 러닝 방식도 뇌의 기초적 정보처리 원리를 모방해 SW 알고리즘으로 개발한 것으로 AI 연구의 기초가 되는 뇌과학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당부한다”며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딥 러닝에 기반한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나, 우리가 이를 단순히 추종하기 보다는 심층적인 뇌 과학연구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인공지능 모델 기술개발도 고민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는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도 많고, 데이터도 상대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고, 정부의 의지도 있어 AI 창업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는 여건이므로, 잘 육성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며 “우수한 벤처기업의 M&A를 통한 EXIT을 보다 활성화하고, 존재하는 데이터의 활용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지원 및 규제개선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장병탁 서울대 교수는 “지능정보사회에서는 단순한 문제해결형 인재 보다는 사회변화 트렌드를 읽고 중요한 문제를 찾아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는 기획력을 겸비한 인재 양성이 더욱 중요하다”며 “이러한 융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단과 대학 간의 벽을 허물고 학생들이 수학적, 공학적 기초 위에서 유연한 인문사회과학적 사고와 비즈니스 감각을 골고루 익힐 수 있도록 대학교육 체제 재편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인공지능을 비롯한 ICT 분야 기술혁신을 보다 가속화해서 신기술과 신산업을 육성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며 “국내 대표기업이 참여하는 기업형 ‘지능정보기술연구소’ 설립을 통한 민간 주도의 R&D 방식은 매우 의미있는 시도”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데이터 개방을 위해 노력 중인데, 공공과 민간에 축적된 DB정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DB 소재 정보를 제공한다면 창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목표로 해서 인공지능, IoT 기반 첨단 서비스를 개발·시연한다면, 전세계를 상대로 좋은 홍보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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