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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 VS 16억, 아버지가 남긴 아파트값은 [세금,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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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기자I 2026.09.23 09: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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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집값이 뚝뚝 떨어지고, 거래 자체도 뜸했던 때였다.

2023년 8월, 김 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서울 동작구 한 아파트를 형제자매들과 함께 상속받는다. 그리고 6개월 뒤 2024년 2월 상속세를 신고한다. 국토교통부가 공시한 공시가격 8억원대로 말이다.

상속받은 자산은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당시엔 상속받은 아파트와 비슷한 평수, 비슷한 층에 거래된 사례가 없었다. 2023년, 상속 아파트와 같은 규모의 아파트가 거래된 건수는 0건. 그러니 어쩔 수 없이 2023년 공시가격을 적용해 상속세를 신고, 납부했다.

그러나 1년 6개월 뒤 2025년 9월, 동작세무서는 김 씨의 상속세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2021년에 상속받은 아파트와 비슷한 층에 비슷한 평수가 16억원대에 거래된 적이 있는데 시세의 반값 수준인 8억원대를 기준으로 상속세를 냈으니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2022년엔 집값이 크게 올랐다가 2023년 뚝 떨어졌을 정도로 집값 변동폭이 컸던 때였다. 김 씨는 세무서가 왜, 2년 전인 2021년 9월 실거래가, 그것도 그 당시 역대 최고가를 기준으로 상속세를 내라고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조세심판원은 누구의 편을 들어줬을까.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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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11개월 전 옆집 가격, 그게 우리 집 시가라고?

동작세무서는 상속받은 아파트와 같은 동에 비슷한 규모, 비슷한 층수, 공시가격도 거의 같은 아파트가 2021년 9월에 16억원대에 거래된 적이 있으니 이를 기준으로 상속세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23년 8월 상속받은 아파트와 2021년 9월 거래된 아파트는 전용면적 108.08㎡에 고층, 공시가격도 거의 동일하다는 유사점이 있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상속 재산은 상속개시일(재산 평가기준일) 전후 6개월 안에 상속받은 아파트와 유사한 크기, 층수, 공시가격을 가진 아파트가 매매됐거나 2곳 이상의 감정가 평균치가 있거나 경매, 공매 등으로 나온 가격이 있다면 그 가격으로 신고하도록 돼 있다.

만약 이러한 거래가 없다면 공시가격으로 신고하면 되지만, 2년 이내의 기간 중에 매매 등이 있는 경우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해당 매매가격을 시가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돼 있다. 다만 매매가 이뤄지던 시점과 상속개시일 사이 가격변동에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한다고 돼 있다.

김 씨의 눈에 들어온 것은 ‘특별한 사정’이었다. 김 씨는 동작세무서가 제시한 2021년 9월과 자신이 상속받은 2023년 8월 사이에 부동산 시장이 급변했다고 판단했다.

김 씨는 “약 1년 11개월의 기간 동안 급격한 가격변동이 있었다”며 “아파트 공시가격이 2022년에는 1년 전 대비 15.7% 올랐고 2023년에는 25.5% 하락했다”고 밝혔다. 과거 조세심판원 결정례(조심 2024서2748)에서도 아파트 가격이 1년 전보다 27.1% 하락한 경우 가격 변동에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2021년 9월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0.75%에 불과했으나 김 씨가 상속을 받았던 2023년 8월엔 연 3.5%로 약 4.7배 올랐다. 미국의 금리도 마찬가지였다. 이 기간 연 0.25%에서 5%대로 무려 22배 껑충 뛰었다.

실제로 대출 금리가 뛰면서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서울 동작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1년 9월 101.48에서 2023년 8월 94.78로 6.6% 하락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2023년 4월 동작구가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인지라 김 씨는 상속받은 아파트와 유사한 매매가격 등 시가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공시가격으로 평가해 상속세를 신고한 것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신고 당시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보충적 방법으로 공시가격으로 책정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동작세무서는 아파트 가격이 하락 흐름에 있었던 사정은 인정되지만 2021년 9월과 2023년 8월 사이에 아파트의 입지 조건, 도로나 인접 편의시설 등 주위 환경에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 상속 아파트가 속한 단지의 가격 변동이 서울 서남권 아파트 가격 변동과 비교해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세무서는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는 금융시장 등 수요 변수보다는 아파트의 물리적 환경이 변하지 않았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21년 9월부터 2023년 8월까지 1년 11개월간 사이에서 아파트 거래가 추가로 이뤄진 적이 있다. 2022년 5월에 같은 평수의 아파트가 14억원대에 거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도 동작세무서는 상속개시일과 더 가까운 2022년 5월 거래 사례보다 2021년 9월 거래 사례를 기준점으로 제시했다. 왜일까.

2022년 5월 거래된 아파트는 층수가 저층이어서 공시가격이 고층과 차이가 났다. 세무서가 제시한 2021년 9월 고층 아파트의 2022년 공시가격은 10억원대, 2023년엔 8억원대인 반면, 2022년 5월 거래된 저층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2022년 9억원대, 2023년 7억원대로 1억원 넘게 차이가 났다. 상속받은 주택과 유사한 사례를 찾아 상속재산의 가격을 평가할 때는 공시가격 차이가 5% 이내여야 한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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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사정’ 있었네”

조세심판원(조심2026서1363)은 김 씨의 손을 들어줬다. 즉, 상속받은 아파트의 가격을 평가하는 데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본 것이다. 주요국 기준금리가 급등하면서 아파트 가격이 추세적으로 하락했음을 인정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상속받은 아파트보다 더 큰 규모(전용면적 118.25㎡)로 같은 단지 내 아파트가 2023년 3월과 7월 13억~14억원대에 거래돼 2021년 9월 더 작은 평수(108.08㎡)보다 더 싸게 거래됐다. 게다가 상속 아파트와 같은 평수의 아파트도 2024년 9월, 10월 13억원대에 거래돼 2021년 매매 사례보다 3억원 가량 더 낮게 거래됐다.

심판원은 부동산 매매 심리가 위축되고 주택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동작세무서가 김 씨에게 상속세를 추가로 내라고 부과한 처분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무서가 큰 변동이 없었다고 제시한 서남권 아파트의 실거래가 지수는 2021년 9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약 15% 가량 하락했다. 세무서의 주장과는 다른 부분이다.

※ 이 기사는 조세심판원 결정례를 바탕으로 사건의 흐름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등장인물의 실명과 일부 구체적인 금액은 심판원 결정문에서 공개되지 않아, 확인된 사실관계 범위에서만 내용을 구성했습니다. 다만 인물의 성(姓)과 배우자 간 호칭 등 일부 요소는 가독성을 위해 임의로 설정했으며, 이는 실제 결정문에서 특정되지 않은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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