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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맞고 시력 잃었다” 릴리·노보 美 소송전...과학적 근거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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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두 기자I 2026.09.20 18: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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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 제형 위고비. (이미지=AFP 연합뉴스)
주사 제형 위고비. (이미지=AFP 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미국에서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과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투여한 뒤 시력을 잃었다는 환자들의 소송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환자들은 두 제품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가 비동맥염성 전방허혈시신경병증(NAION)을 일으켰으며, 제조사가 이 같은 위험을 충분히 경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19일(현지시간) 美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GLP-1 계열 약물 투여 후 NAION이 발생했다는 환자들이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현지 개인상해 로펌은 2025년 이후 오젬픽이나 위고비를 투여한 뒤 NAION 진단을 받은 환자들을 대리해 뉴저지주 법원에 노보노디스크를 상대로 90건이 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필라델피아 연방법원에도 GLP-1 계열 치료제가 NAION을 유발했고, 제조사들이 관련 위험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취지의 소송이 별도로 제기된 상태다.

소송은 약물 투여 후 실제 시력 손상을 겪었다고 주장하는 환자들의 사례에서 시작됐다. 다만 GLP-1 치료제 투약과 NAION 발생 인과관계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NAION은 시신경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의 순환 장애로 발생한다. 통증 없이 시력이 갑자기 떨어지며 손상된 시력이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당뇨병과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수면무호흡증 등이 주요 위험 요인이다. 오젬픽·위고비 사용 환자 상당수가 이미 이 같은 위험 요인을 갖고 있어 약물의 영향만 분리하기 어렵다.



과거 연구서는 NAION 발생 위험 ‘7.6배’...일반 환자 발생률과는 달라



세마글루타이드와 NAION 연관성을 제기한 대표적인 연구는 2024년 국제학술지 ‘JAMA Ophthalmology’에 게재된 미국 매사추세츠 안이병원 연구다. 연구진은 신경안과 진료를 받은 환자 1만6827명의 의료기록을 토대로 세마글루타이드 처방과 NAION 발생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세마글루타이드 처방군에서는 NAION 17건, 비교군에서는 6건이 발생했다. 36개월 누적 발생률은 각각 8.9%와 1.8%, 보정 위험비는 4.28이었다. 과체중·비만 환자군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군 20건, 비교군 3건이 확인됐다. 누적 발생률은 각각 6.7%와 0.8%였으며 위험비는 7.64로 나타났다.

다만 이를 일반적인 오젬픽·위고비 사용자 발생률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연구 대상은 시신경이나 시력 이상이 의심돼 신경안과 전문기관을 방문한 환자였다. 사건 수도 20건 안팎에 불과했고 위험비의 신뢰구간도 넓었다. 연구진 역시 연관성이 관찰됐을 뿐 인과관계가 입증된 것은 아니라고 명시했다.



6600만명 재분석에선 차이 無



같은 해 ‘Journal of Diabetes Science and Technology’에는 상반된 분석이 실렸다. 연구진은 미국 전역 6600만명 규모 전자의무기록·보험청구 데이터와 스탠퍼드 헬스케어의 390만명 데이터를 활용해 7개 후향적 분석을 시행했다.

환자 특성을 보정하기 전에는 GLP-1 계열 처방군의 NAION 위험이 다른 비만치료제 처방군보다 2.95배 높았다. 하지만 기저질환과 치료연도, 과거 시술, 약물 사용, 의료이용 행태 등을 보정하자 위험비는 1.45로 낮아졌고 통계적 유의성도 사라졌다.

세마글루타이드만 따로 분석한 결과도 위험비 1.31, P값 0.44로 유의하지 않았다. 연구에서 관찰된 NAION 빈도는 0.07~0.24%였다. 첫 연구에서 나타난 위험 증가가 약물 자체보다 당뇨병·비만 환자의 기저 특성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하지만 해당 연구는 2쪽 분량의 편집자 서신으로 발표돼 분석별 환자 수와 NAION 사건 수, 추적기간 등이 공개되지 않았다. 책임저자가 노보노디스크 컨설턴트라는 이해상충 문제도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NAION을 세마글루타이드의 ‘매우 드문’ 이상반응으로 판단해 제품정보에 반영하도록 했다. 추정 빈도는 최대 1만명 당 1명 수준이다. 이는 위험 가능성을 인정한 조치지만 GLP-1이 개별 환자 시력상실을 직접 일으켰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미국 소송에서는 약물과 NAION의 인과관계와 함께 제조사가 안전성 신호를 언제 인지했고 환자와 의료진에게 적절히 경고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이다. 일라이 릴리와 노보노디스크 측은 GLP-1이 NAION을 일으킨다는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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