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 이사는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코스피 지수 상승을 이끄는 건 기업의 이익으로, 기업 실적 전망치가 상승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지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코스피 지수 범위를 최소 2500선에서 최대 3100선까지 예상하는 동시에 3분기가 고점이 되리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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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같은 전망의 전제 조건으론 안정적인 원-달러 환율, 유가의 안정을 꼽았다. 그는 “현재 미국 중앙(Median)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하락 추세인데, 이 과정에서 미국 개인 소득 내 에너지 지출 비중이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유가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의 밑바탕이라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 이사는 미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기 위해선 연평균 CPI 3.3% 이하, 월평균 고용 20만명 이하로 유지돼야 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그는 “올해 연준이 금리 인하를 하지 않는다면 완전히 주식시장의 궤도가 바뀔 것”이라면서도 “전반적으로 고용지표나 물가의 방향성이 아래쪽으로 향하고 대선도 앞뒀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가 없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김 이사는 올 하반기에도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산업 패러다임이 이어지리라고 예상했다. 특히, AI 인프라와 개인 기기 등으로 관련 산업 영역이 확장하리란 전망이다. 국내 기업도 AI와 개인 기기 성장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반도체 기업과 관련 가치사슬의 주가 상승 모멘텀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김 이사는 올 상반기 주목을 받았던 밸류업 관련 종목에 관한 관심 역시 이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매도 금지 연장이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롱숏 전략’을 구사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시가총액이 큰 밸류업 주식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올 하반기엔 세제 개편안 등도 남아 있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모멘텀도 있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이사는 올 4분기엔 미국 대선을 포함한 시장 내 여러 불확실한 요소가 있어 국내 증시도 조정을 거치리라고 전망했다. 그는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든 의회 등 국가 시스템이 작동하겠지만, 주식은 우려를 미리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며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넘어서면 차익 실현을 하고 수익을 확정 짓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충고했다.
김 이사는 “신냉전과 탈세계화 흐름 속에서 공급망 재편과 AI 투자 가속화는 누가 먼저 시간 효율을 극대화하는가에 대한 경쟁으로 확대됐다”며 “AI로 압축되는 혁신 산업의 발전 속에서 시간을 아끼는 기술, 시간 가성비와 연관된 이익을 내는 기업을 기반으로 투자전략을 세우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는 한국거래소가 언론계와 증권업계 간 의사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개최했다. 이날부터 매월 두 차례씩 진행되며, NH투자증권을 시작으로 △KB증권 △대신증권 △신영증권 △신한투자증권 △LS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이 차례대로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