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원 슈퍼널 대표이사 사장(CEO)은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 시제품을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선보일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다만 신규 공장에 대한 투자액, 규모, 위치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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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TOL는 시속 120마일(약 190km)로 비행이 가능하며, 조종사 1명과 승객 4명이 탑승할 수 있다. 신 사장은 내년 12월 시험 비행을, 4년 후에는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며 “모든 배터리 기술, 모든 인프라 및 규제 등을 고려하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eVTOL 중량의 최대 40%를 차지하는 배터리가 가장 큰 기술적 과제로 꼽힌다. 그는 “이것이 정말로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신 사장은 또 아직 규제가 정비되지 않았다는 점도 부각했다. 그는 “운영 측면에서 우리는 이러한 차량을 통제할 항공 교통 관리 시스템이 없다. (또한) 지금까지는 물론, 가까운 미래에도 500m 이하 상공에서 일상적으로 비행하는 인공 물체는 없다”고 밝혔다.
슈퍼널은 eVTOL 인증을 받기 위해 앞으로 수개월 안에 미 연방항공청(FAA)에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인데, 이에 대해 신 사장은 “완전히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FAA에도 확립된 인증 방법이 없다”며 “인프라, 정책, 규제 등 아무것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신 사장은 eVTOL 택시와 같은 항공 모빌리티가 처음에는 매우 진보된 소수 도시에서만 사용될 것이라면서도 “변곡점은 정말 빨리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람들이 과거에 휴대전화와 엘리베이터에 빠르게 적응했던 것처럼 대중에게 편안해지고 친숙해지면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블룸버그는 슈퍼널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eVTOL 경쟁에 합류했다면서, 먼저 규제당국의 인증을 받은 중국 이항홀딩스와 미국 조비에비에이션이 슈퍼널보다 한 발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슈퍼널은 경쟁업체들을 따라잡기 위해 지난 7월 미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엔지니어링 본사를, 9월에는 프리몬트에 연구·개발(R&D) 시설을 각각 구축했다. 직원 수도 지난해의 2배에 달하는 약 600명으로 늘렸다. 신 사장은 신규 직원 중엔 “보잉·록히드마틴·테슬라 출신도 많다”면서 “내년에 비행 테스트를 시작할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슈퍼널 설립 이후 2년 동안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는 슈퍼널에 약 1조 2000억원을 투자했다. 신 사장은 “현대차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기 때문에 기업공개(IPO)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