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맡겼는데 사체로 돌아온 햄스터…펫시터 "쥐XX 하나 갖고"

황효원 기자I 2021.05.03 14:00:13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애완동물을 돌봐주는 ‘펫시터’에게 임시로 맡긴 햄스터가 불과 수일 뒤 사체로 돌아왔다는 한 주인의 억울한 사연이 공분을 낳고 있다.

햄스터 주인A씨와 펫시터 B씨가 나눈 대화 (사진=연합뉴스)
3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따르면 인천에 사는 A씨는 이사를 앞두고 자신이 키우는 햄스터를 맡아줄 펫시터를 구했다. A씨는 3일간 돌봐주는 비용으로 12만원을 내걸었다.

이후 A씨는 햄스터를 키운 전력이 있는 20대 남성 B씨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B씨는 A씨의 햄스터 ‘석탄이’를 보고 “정말 예쁘다”며 관심을 보였다.

A씨는 석탄이에 애정을 보이는 B씨의 모습에 믿음을 가지게 됐고 그에게 리빙박스, 쳇바퀴 등 각종 용품을 건넸다.

하지만 햄스터를 돌려받기로 한 날 B씨가 연락두절이 됐다고 A씨는 전했다.

A씨가 공개한 B씨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햄스터를 맡긴 다음날인 4월 15일 햄스터가 잘 있는지 사진을 보고 싶다는 A씨의 부탁에 B씨는 “바빠서 사진은 어렵다”고 답했다. 이후 16일에도 A씨는 여러 차례 메시지를 보냈지만 B씨는 답하지 않았다.

B씨는 햄스터를 데려오기로 한 17일에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

A씨는 18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왜 메시지 확인 안 하시느냐?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든다. 전화기는 계속 꺼져 있고, 이러시면 의심하기 싫어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햄스터 물품은 드릴 테니 석탄이라도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결국 A씨는 이날 오후 5시께 “오늘 오후 7시까지 연락 안 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경고했고 한 시간 뒤 “지금 경찰서 가고 있다. 석탄이가 무사한지 알려달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B씨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른다. 지금 지방이라 연락 못 받는다. 돈을 돌려주겠으니 계좌를 알려달라”면서 “쥐새끼 하나 갖고 신고는 무슨. 어머니한테 집 앞에 내놓아달라 할테니 알아서 들고 가라. 돈 돈려줄 테니 신고하지 말라”고 답을 보냈다.

B씨의 집을 찾아간 A씨는 이미 숨진 채로 작은 상자에 담긴 햄스터 사체를 받게 됐다.

A씨는 B씨 어머니가 건네려던 돈 20만원을 뿌리치고 왔다면서 “절대 용서할 수 없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동물권을 연구하는 변호사단체 PNR 김슬기 변호사는 “햄스터 사망에 대한 정확한 사실 관계를 따져봐야 하지만 재물손괴 부분에 대해서는 민사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 변호사는 “학대 등 이유로 햄스터가 죽었을 경우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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