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개인정보 국제협력 강화 3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최근 미국, EU,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글로벌 환경에서 자국민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국익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협력 활동을 늘리고 있다. 이에 오는 8월부터 개인정보 총괄감독부처가 되는 개보위도 국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한국 국민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글로벌 기업 공동조사 등 국가 간 협조 강화할 방침이다. 최근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의 개인정보 침해사례가 발생했고, 우리 국민 개인정보도 다수 포함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중국 연변 등에서 우리 국민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아이디 등 정보가 게임 사이트 등에 불법으로 도용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한국 국민의 신용카드가 위·변조돼 해외에서 부정 사용된 사고 건수가 2만 745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 침해사고가 단순한 명의도용 수준을 넘어 신용카드 해외 부정사용 등 개인의 금전적 피해까지 유발하는 상황이다.
침해 사고를 막기 위해선 외국 정부와의 공동조사나 협조가 필요하다. 이에 개보위는 국제협력 전문인력 보강, 각국 개인정보 감독기관과의 협력 등을 통해 개인정보 침해사고에 대한 국제공조를 강화할 예정이다. 최근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중국에서 발생하는 한국 국민의 개인정보침해 사고에 대응하기 위하여 중국 관련기관과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글로벌기업의 자율적 예방활동 및 국내대리인 지정·운영 활성화 등 한국 국민의 개인정보를 체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한국 국민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글로벌기업은 한국 내 민원, 소송 등에 대응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한국에 국내대리인을 선임해야 한다.
이어 유럽 데이터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 지원도 이어 나간다. 특히 유럽의 개인정보보호법(GDPR)에 통과하기 위한 적정성결정이 채택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아직 EU 진출 한국기업은 영업 활동 과정에서 EU시민의 데이터를 처리하거나 이를 한국으로 가져올 때 미국과 일본에 비해 별도의 계약을 체결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일부 중소기업은 법률검토를 위한 인력, 시간, 비용 부담으로 사업 추진에 큰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해외 진출 기업들이 현지 개인정보 법령 정보를 파악하지 못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글로벌 법령정보 포털 개설을 추진한다. 또 개인정보의 국제적인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의견 개진 등도 강화할 방침이다.
김일재 개보위 위원장 직무대행은 “프로젝트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정책 이슈를 발굴하는 등 국제협력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전문가 자문단을 운영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환경에서 우리 국민의 소중한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디지털 무역에 있어 국익에 도움이 되는 한국 기업 지원방안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