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이 완화돼도 자동차와 유통업종의 내년 업황이 여전히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 어려움을 겪었던 현대차그룹과 롯데그룹 등 관련 기업의 영업환경이 크게 개선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신용평가기업인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2018년 한국 신용전망 컨퍼런스’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크리스박 무디스 홍콩 이사는 “자동차업종과 유통업종은 경쟁심화에 사드 이슈까지 더해 내년에도 어려움을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무디스와 한신평은 최근 한국과 중국 정상이 만나는 등 사드 보복이 해빙모드에 돌입하고 있음에도 자동차와 유통업종의 어려움이 당장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봤다.
유건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본부장은 “유통업종의 경우 경쟁이 치열하고 소비 구조가 변하고 있는 점이 문제”라며 “사드 이전의 수익성 지표를 봐도 계단식 하향을 보이고 있어 사드 이슈만 해결된다고 해서 업종이 우호적, 긍정적으로 변화하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한 유 본부장은 자동차 업종에 대해서도 “중국 사드 보복이 시작되기 전의 완성차 업체들의 점유율 하락 추세는 지속되고 있었다”며 “사드 회복 후 점유율도 다시 오르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디스와 한신평은 반도체와 정유, 화학 업종의 업황은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이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재무건전성도 좋다는 평가다.
무디스는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국내 23개 민간기업들의 내년 신용등급이 대체로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무디스가 평가하고 있는 23개 기업 중 ‘긍정적’ 신용등급전망을 보유한 기업은 4개사, ‘부정적’ 전망을 보유한 기업은 1개다.
크리스 박 이사는 “한국기업 전체로 볼 때 원화의 상당한 평가절상이나 예상보다 부진한 업황,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 등이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를 하락시킬 수 있는 위험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