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 원전에 불량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가동 중단 조치가 내려지면서 원전의 신뢰성이 또다시 타격을 받았다. 특히, 전력수급이 불안한 상황에서 이번에 가동 중단되는 원전이 늘어나 올 여름 최악의 전력난이 우려된다.
이은철 원자력안전위원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열린 긴급브리핑에서 “‘신고리 3·4호기 안전등급 케이블위조’에 대한 제보를 받아 가동 중인 신고리1·2호기와 신월성 1호기에 대해 우선 조사한 결과 제어케이블의 시험성적서 위조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부품은 원전 사고 발생때 원자로의 냉각 등 안전계통에 동작 신호를 보내는 안전설비 케이블로 원전특성상 온도와 습도, 압력에 잘 견뎌야 한다. 그러나 이런 기준에 미달하는 지를 확인해야 하는 성능검사 직원이 데이터를 조작해 문제 없는 것으로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원안위 관계자는 “원전 부품 공급업체가 서류를 위조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시험결과를 발급하는 기관에서 위조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원안위는 해당 원전의 가동을 잠정 중단하고 교체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원안위의 이번 결정으로 전국 원전 23기 가운데 신고리 1호기 등 10기가 가동 중단됐다. 설비용량 기준으로 원전 2071만6000㎾ 가운데 771만6000㎾를 가동할 수 없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케이블 공급업체, 국내시험기관 등 관련 기관의 관련자에 대해 형사고발과 손해배상 청구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전력기술과 한수원에 대해선 외부기관 감사 등을 통해 책임자를 엄정 문책키로 했다. 한진현 산업부 2차관은 “올 여름 유례없는 전력난이 예상된다”며 “다음 달부터 공급 차질로 수급 비상상황이 발령될 가능성이 높고 8월에는 매우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