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이데일리 양효석 특파원] ‘2012년 중국 이동통신 가입자 11억명을 잡아라’
세계 최대 4세대(4G) LTE(롱텀에볼루션) 이통 잠재고객을 확보한 중국 시장이 활짝 열리면서 전세계 단말기 제조업체간 경쟁이 뜨겁다.
가입자수가 7억 명인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은 이달 중순께 4G 단말기 공급업체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중국광파망(中國廣播網)이 6일 전했다. 차이나모바일은 1차 물량으로 총 16만 대를 포함해 연내 124만 대에 달하는 TD-LTE 단말기를 조달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90% 상당은 LTE 핫스팟 역할을 하는 무선라우터 마이파이(MIFI)이며 나머지 10%는 LTE 휴대폰이 될 전망이다.
현재 차이나모바일에 단말기를 공급하기 위해 삼성전자를 비롯해 화웨이(華爲), ZTE(中興), 쿠파이(酷派) 등 7개업체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과거 3G 초기 투자와 관련해 자국업체를 선정한 점을 고려할 때 4G도 화웨이, ZTE 등 중국 제조업체가 유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4G 사업에 외국업체 선정이 배제될 경우 자칫 유럽연합(EU)-중국 등 다국적 통상마찰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차이나모바일은 올해를 4G 시작의 해로 정하고 투자를 점차 늘려나갈 예정이어서 글로벌 단말 제조업체들은 1차 물량에 관계없이 무조건 차이나모바일과 협력관계를 맺으려 주력하고 있다.
차이나 모바일은 올해 8월 4G 정식 개통을 목표로 서비스망 확충에 나서고 있다. 올해 중국 내 100개 도시에 4G 기지국 20만 개를 세워 TD-LTE 대중화에 나설 방침이다.
차이나모바일은 올해 네트워크 측면에서도 총 투자액의 절반 이상인 417억 위안(7조4500억원)을 TD-LTE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4G 서비스 시작이 글로벌 경쟁업체에 비해 다소 늦었지만 단숨에 최강자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재 차이나모바일은 항저우, 원저우, 광저우 등 15개 도시에서 2만2000개 기지국을 활용해 TD-LTE 시범 서비스를 실시 중이며 가입자 수 1만4000명을 확보하고 있다. 차이나모바일 분석에 따르면 소비자 반응이 뜨거워 서비스가 본격화 되면 확산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시궈화(奚國華) 차이나모바일 회장은 “4G망을 전국 단위로 확대해 5억 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것”이라면서 “그동안 인프라 구축이 가장 큰 문제였지만 현재 기술력으로 중국 전역을 커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시 회장은 “3G 가입자를 4G로 순조롭게 전환하면 차이나모바일은 세계 최대 4G 통신사업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차이나모바일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5G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글로벌 경쟁에서 밀린 이동통신 기술을 차세대 기술에서는 따라잡겠다는 목표다. 미아오웨이 중국 공업신식화부장(장관)은 “정보통신기술 및 이동통신산업 발전은 국민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5G 연구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IT 기술강국과의 격차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LTE 국제 기술표준에는 FD-LTE와 TD-LTE 두 가지 방식이 있다. FD-LTE는 업로드와 다운로드를 각각의 주파수 대역을 분리해 전송하며 TD-LTE는 한 주파수 대역에서 업로드와 다운로드를 처리하는 대신 시간차를 두는 방식이다.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 지역에서 FD-LTE 방식을 활용중이며 TD-LTE 방식은 중국·인도 등 인구 규모가 큰 국가가 도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