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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말없던 최태원 회장, 법원은 아수라장

김상윤 기자I 2013.01.31 16:34:07

동생 최재원 “심려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이데일리 한대욱 기자]회삿돈 수백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선고 공판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계열사 자금 수백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003600)(주) 회장의 선고가 예정된 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아수라장이 됐다. 취재진과 함께 최태원 구속을 주장하는 시위대와 이를 막는 SK그룹 관계자들 사이에 힘겨운 몸싸움이 발생했다.

이날 법원에 굳은 표정으로 들어선 최 회장은 취재원에게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당초 취재진과 그룹사 관계와 질문 2~3개에 대한 답을 듣기로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최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취재진이 법정 입구까지 따라 붙었지만, 그의 닫힌 입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최재원을 구속해라”고 현수막을 든 시위대가 목소리를 냈지만, SK그룹 관계자에 막혀 오래 울려 퍼지지 않았다.

법정 내 최태원 회장은 차분한 표정으로 부장판사의 선고를 기다렸다. 하지만 판결 내용이 유죄 쪽으로 기울어지자 이내 고개를 떨궜다가 천장을 올려보는 행동을 반복했다. 붉었던 그의 얼굴이 좀 더 진해졌다. 반면, 무죄 쪽으로 기운 동생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정면을 응시하며, 담담히 판결 내용을 들었다.

법원의 선고 직후 최태원 회장은 “저만의 이익을 위해 하지 않았고, 이 사건을 알게 된 게 2010년이다”라며 “이 일에 정말 연관이 안 돼 있고, 잘 모른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날 유일한 그의 발언이다.

법정구속된 형을 놔두고 최재원 부회장은 홀로 법원을 나섰다. 이마저도 예정된 포토라인을 향하지 않고 뒷문으로 빠져 취재진과 또다시 충돌이 발생했다.

취재진이 법원을 나서는 차량을 막아서자 끝내 최 부회장이 자리를 내렸다. 고개를 떨군 채 그는 “심려를 끼쳐 드린데 죄송합니다. 할 말 없습니다”라고 전하며 자리를 떴다.

최태원 SK회장 실형 선고

- 정공법 택한 최태원 회장, SK 지배구조 개선 계기로 - 최태원 회장, SK 계열사 등기이사 사임..2004년이후 처음 - 최태원 회장, 백의종군..SK 등기이사 모두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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