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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aily리포트)중기대출 연착륙?

김수연 기자I 2004.07.14 18:18:20
[edaily 김수연기자] 정부가 경기상황을 너무 낙관하는게 아니냐는 비판의 소리가 높습니다. 국민들은 먹고 살기 어렵다고 아우성인데 정책당국은 "금방 좋아지니 좀 참아보라"는 소리만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금융감독당국 마저 경기 호재성 발표를 위해 일부 정황을 호도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경제부 김수연 기자가 그 내막을 들여다 봤습니다. 지난 9일 언론에는 일제히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연체 관련 기사가 실렸습니다. "6월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연체율이 크게 떨어졌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기사들은 금융감독원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근거로 작성됐습니다. 이날 오후 금감원은 느닷없이 `중기대출 연착륙 징후가 보인다`는 요지의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자료는 `6월 연체율이 2.3%로 전달 3.2%보다 0.9%p 하락했다`는 것과 `중기 대출금 잔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두가지 이유를 들어 `중소기업 대출이 연착륙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게 주요 골자였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우선 6월말 연체율이 떨어졌다는 대목입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중소기업 여신 담당자는 "6월 연체율 숫자가 떨어진건 당연한 현상"이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6월이나 연말처럼 결산 수치를 공표해야 하는 `특수 시점`에는 은행들이 상각 등 여러 수단을 동원, 수치를 낮추려 드라이브를 걸기 때문에 연체율 숫자가 반짝 호전된 듯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7월 집계를 해 보면 중기 연체율은 다시 상승할 것에 뻔하다는게 이 담당자의 확신에 찬 설명이었습니다. 두번째로 `중소기업대출금 잔액이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금감원은 월별 대출잔액 숫자는 밝히지 않은 채 그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라고만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집계한 수치에 따르면 증가는 커녕 6월말 중기 대출 잔액은 전월에 비해 오히려 1602억원 줄어 들었습니다. 중소기업 대출 부실의 심각성이 더해간다고 느낀 은행들이 대출창구를 죄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금감원 자료는 `은행 중기 대출이 연착륙 징후를 보인다`는 결론을 내기 위해 이에 반대되는 사실들은 쏙 빼고 감춘 셈입니다. 결국 금감원은 `희망사항`을 실제인 듯 얘기해 언론과 독자의 상황 판단을 흐리게 만들었습니다. 현장에서는 경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아우성입니다. 장사가 안되는데다 신용이 좋지 않은 중소기업은 물론 양호한 기업도 돈이 돌지 않아 이래 저래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 합니다. 은행도 가계대출 부실·중기대출 부실의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 대책을 강구해야 할 감독당국이 오히려 시장상황을 호도하고 국민의 판단을 흐리는데 앞장서서야 되겠습니까. 경제정책은 길게 보고 가야 합니다. 한달의 추세 변화로 흐름을 단정해서도 안되고, 나아가 추세를 호도해서도 안됩니다. 애써 낙관적으로 보이게 하려던 그 속사정이 무엇인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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