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축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단연 눈부신 ‘노란색’이다. 자국 국기의 색을 그대로 따왔으니 자연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이 노란색 유니폼의 탄생 배경에는 브라질 축구 역사상 가장 뼈아픈 비극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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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사람들은 패배의 희생양을 찾았다. 타깃은 당시 선수들이 입고 있던 ‘흰색 유니폼’이었다. 국가의 정체성을 담지 못한 옷을 입어 우승을 놓쳤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1953년, 국기의 네 가지 색(노랑·파랑·초록·흰색)을 모두 넣어야 한다는 조건으로 유니폼 디자인 공모전이 열렸다.
여기서 당선된 노란색 상의와 파란색 하의 조합이 1954년 실전에 처음 등장했다. 이후 ‘17살 축구천재’ 펠레를 앞세운 1958년 월드컵에서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를 계기로 노란색은 브라질 축구의 찬란한 상징으로 영원히 자리 잡았다. 절망을 끊어내려는 의지가 만들어낸 징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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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색의 기원을 찾으려면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스페인의 가혹한 식민 지배와 종교 탄압에 시달리던 네덜란드 사람들을 이끌고 독립운동에 나선 영웅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빌럼 판 오라녜(Willem van Oranje). 네덜란드어로 ‘오라녜’는 영어의 ‘오렌지(Orange)’를 의미한다.
그는 훗날 네덜란드를 독립시키고 ‘국부’(國父)로 추앙받으며 현재 네덜란드 왕실의 뿌리가 되었다. 네덜란드인들에게 오렌지색은 단순한 디자인을 넘어 국가의 독립과 투쟁의 역사를 상징하는 성스러운 색이다. 축구장에서 오렌지색 옷을 입는 것은 그들의 뿌리와 자유를 향한 긍지를 드러내는 일종의 의식이다.
그렇다면 이웃 나라 일본은 어떨까. 한국이 붉은색을 입듯 일본은 파란색 유니폼인 ‘사무라이 블루’를 입는다. 하지만 일본 역시 국기에 파란색이 없다. 네덜란드처럼 숭고한 독립의 역사가 깃든 것도 아니다.
가장 유력한 설명은 ‘기분 좋은 징크스’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일본 대표팀은 유럽의 강호 스웨덴을 꺾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그때 입었던 유니폼이 파란색이었다. ‘그때 그 색을 입고 이겼으니 계속 입어보자’는 막연한 기대감이 세월을 거치며 하나의 전통으로 굳어졌다.
1980년대 후반, 일본축구협회는 일장기를 연상케 하는 빨간색과 흰색 조합으로 유니폼을 바꾼 적이 있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한국 유니폼과 너무 비슷하다’, ‘남의 옷을 입은 것 같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결국 다시 익숙한 파란색으로 돌아갔다. 사면이 바다인 섬나라와 푸른 하늘을 상징한다는 멋들어진 설명은, 파란색이 정착된 이후에 갖다 붙인 사후 뒷북에 가깝다.
이처럼 유니폼의 색은 하루아침에 뚝딱 정해지지 않는다. 패배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려는 절박함, 억압에 맞서 싸운 선조들에 대한 존경, 기적 같은 승리의 달콤한 기억을 이어가려는 염원이 켜켜이 쌓여 하나의 상징으로 태어난다.
주말 밤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이 유니폼의 색깔을 다시 한번 눈여겨보자. 눈에 보이는 것은 그저 11명의 선수가 아니라, 한 국가가 지나온 굽이진 역사의 발자취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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