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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종로학원은 서울에서 강남·서초·송파·서대문·양천·성북구에 직영학원 6곳을 운영 중이다. 남·여학생관 분리 운영은 이 중에서 강남(대치관)·서초(교대관) 2곳에서 시행된다. 강남은 남학생 전용관으로, 서초는 여학생 전용관으로 개편하는 것.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남녀 학습 공간을 층별·교실별이 아닌 건물별 전용관으로 분리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대형 학원 중에서도 이러한 시도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종로학원의 이러한 결정은 입시환경의 변화에서 기인했다. 2022학년부터 문·이과 통합 수능이 시행되면서 성별 성적 차가 커졌기 때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지난 7일 발표한 2024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남학생은 국어와 수학에서, 여학생은 영어에서 강점을 보였다.
수학에서 1·2등급을 받은 응시생 중 남학생은 17.3%를 차지한 데 비해 여학생은 8.6%로 절반에 그쳤다. 반면 영어 1·2등급 중 여학생 비율은 27.3%로 남학생(25.8%)보다 1.5%포인트 높았다. 이 밖에도 여학생은 사회탐구에서 강점을 보인 반면, 남학생은 과학탐구에서 여학생보다 성적이 높았다.
임성호 대표는 “건물 전체를 남녀 전용관으로 분리해 운영하면 한쪽 성별 등록이 더 많을 땐 일부 수익을 포기해야 한다”면서도 “그럼에도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는 그만큼 입시 지형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통합 수능 이후 성별 특징·차이를 감안한 입시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남학생관에선 수학·과탐 심화 수업을 진행하고, 영어·사탐의 강점을 키우는 수업은 여학생관에서 확대하는 등 전략적 운영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여학생관은 ‘약대 입시’에 초점을 둔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전국의 약대는 2009학년도부터 약 14년간 ‘2+4 편입학’ 체제로 운영되다가 2022학년도에 1학년 선발을 재개했다. 그 결과 상위권 약대 입시에선 여학생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임 대표는 “서울 소재 11개 약대의 올해 신입생의 71.8%가 여학생”이라며 “특히 여대 약대 중 이대·숙대는 정시에서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반면 덕성여대와 동덕여대는 백분위를 반영하기에 약대 입시도 특화된 학습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임 대표는 이어 “남·여학생관 분리 운영에 이어 서울 6곳의 직영학원에서 12~20명 규모의 의대 특별반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