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무화 해제는 어차피 갈 방향”
미국에서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해제 수순에 접어들었다. 일부 혼란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어차피 가야 하는 방향”이라는 반응이다. 방역정책에 있어 가장 보수적인 학교에 이어 항공기,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를 벗으면서 코로나19 사태의 전환점이 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버스뿐만 아니다. 주요 항공사인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알래스카항공은 곧바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가 아닌 선택으로 돌렸다.
이날 뉴욕시 JFK 국제공항을 떠나 플로리다주 올랜도로 향하는 델타항공 여객기에는 마스크 착용 안내문을 찾을 수 없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기장인 케니 버클리씨가 안내방송을 통해 “마스크 의무화가 없는 첫 여객기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하자, 일부 승객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 여객기 내에서 승무원들은 마스크를 썼지만 대다수 승객들은 ‘노 마스크’ 상태였다. 미국 전역에서 열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미철도여객공사(암트랙) 역시 노 마스크 대열에 동참했다.
미국의 주요 차량호출 서비스업체인 우버와 리프트도 마스크 의무화 폐지에 합류했다. 동시에 그동안 금지했던 차량 앞좌석 탑승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이러한 조치 이전에 이미 미국에서는 일상생활에서 노 마스크가 자연스러운 분위기다. 오히려 이번 조치가 뒤늦은 감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중교통 종사자들은 일제히 환영하고 있다. 그동안 마스크를 써 달라는 요청을 거부하는 승객들의 위협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어서다. 미국 대중교통노동자노조(TWU)의 존 새뮤얼슨 위원장은 “매우 긍정적인 반응만 듣고 있다”고 말했다.
|
초기인 만큼 일부 혼란은 있다. 뉴욕시 대중교통을 운영하는 메트로폴리탄교통국(MTA)은 의무화를 계속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JFK 국제공항, 라과디아 공항 등 일부 공항은 아직 규정을 바꾸지 않았다. 이를테면 JFK 국제공항에서 수속할 때는 마스크를 썼다가 여객기에 탑승한 이후에야 벗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고민에 빠진 건 백악관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주도해 5월 3일까지 연장하기로 한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화 규정이 연방법원 판결로 흐지부지돼 정책 신뢰도가 떨어졌다. 그동안 코로나19 최전선에 섰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위가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뉴햄프셔로 이동하기 위해 전용기에 탑승하면서 마스크를 착용했다. 미 법무부는 항소 방침을 밝혔다. 법무부는 성명을 통해 “법무부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법원의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CDC의 판단을 고려해 항소할 것”이라고 했다.